[아시아경제위기 '탈출구는 없는가'] (3) '태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연초 태국의 추안 릭파이 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이는 솔직한 표현이었다.
충실히 IMF구제금융조건을 이행해왔지만 도저히 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태국경제의 실상을 반영한 말이다.
그러나 국제금융가는 "바트화 폭락"이란 너무도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서둘러 진의가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태국정부가 의지할 곳은 그래도
IMF의 조건완화뿐이다.
다른 나라는 재협상얘기를 꺼낼 때 모라토리엄(지불유예)위기로 내몰렸지만
태국은 조건이 완화되지 않으면 모라토리엄에 빠질 지경이다.
IMF긴급자금이후 방콕시내는 영업허가가 취소된 58개 금융기관(56개 영구
폐쇄)으로 인해 방콕시내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만 총 2만6천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정부통계로는 올해안에 실업자수가 2백8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추산이다.
지난 수개월동안 초긴축적인 경제운용으로 기업들도 무너기로 도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올해 태국경제가 아시아 구제금융국가
중에서도 가장 저조한 마이너스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국정부가 IMF요구대로 정부재정을 흑자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늘리는 길밖에 없다.
지출은 대여섯번의 수정을 통해 줄일 수 있는데까지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인상도 결코 쉽지 않다.
상황이 변했다곤 하지만 태국정부의 국정을 휘어잡는 힘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위기초반 태국정부는 유류세의 3%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 사흘만에 철회해야만 했고 그 와중에서 차왈릿 용차이윳 전
총리가 쫓겨나다시피 물러났다.
최근 2년사이에 6번째로 등장한 타린 님마해민 재무장관은 다음주쯤 미국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MF구제금융조건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IMF가 요구한대로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으므로 "변화된 경제여건에 맞는
수정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게 정부측의 주장이다.
국제적 분위기도 IMF가 현실을 무시한채 긴축만을 강요함으로써 "환자를
치유시키려다 죽일 수도 있다"는 반론이 대두, 약간은 고무적이다.
IMF의 조건완화에 못지않게 태국 국민들의 뼈를 깍는 자구노력없이는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방콕시내의 고층빌딩과 자동차행렬은 세계 어느도시 못지않게
화려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안팎인 상황에서 세계2위의 벤츠자동차 판매시장
이란 지위를 누렸다.
통화위기의 한 복판에 서게 된 지금에 와서 그 화려함이 외국자본에
의존한 모래성이었음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말 바트화폭락직전 태국정부는 3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는 11억4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이틀치 수입대금이 구색갖추기로 중앙은행창고에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사태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는 전조가 있었다.
저렴한 중국제품이란 국제무대의 새로운 경쟁자로 인해 태국의 무역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이같은 거시적인 지표로부터 위험을 읽을 만큼 태국은 침착하지
않았다.
수출증가가 감소되는 만큼을 외자로 보완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외자는
갈수록 단기자금이 돼가고 있었다.
결국 벼랑끝에 서있는 태국경제의 회생은 외부(IMF)조건의 완화뿐 아니라
내부거품을 거둬내는 과정에서 만들어가야 한다.
< 박재림 기자 >
[[ 태국 경제위기 일지 ]]
97. 6.18 = 타논 비다야 신임재무장관 임명.
이후 금융회사 파이낸스원 파산
7. 2 = 바트화 변동환율제로 전환.
아시아 통화위기의 시발
7.28 = IMF에 지원 요청
8.20 = IMF와 지원 합의
10.20 = 타논 재무장관 사임
11. 4 = 차왈릿 용차이윳 총리 사임
11.10 = 추안 릭파이 신임총리 취임
12. 8 = 58개 영업정지금융기관중 56개 영구폐쇄
98.1.하순 = 타린 재무장관, IMF 방문예정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이는 솔직한 표현이었다.
충실히 IMF구제금융조건을 이행해왔지만 도저히 이를 충족시킬 수 없는
태국경제의 실상을 반영한 말이다.
그러나 국제금융가는 "바트화 폭락"이란 너무도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서둘러 진의가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태국정부가 의지할 곳은 그래도
IMF의 조건완화뿐이다.
다른 나라는 재협상얘기를 꺼낼 때 모라토리엄(지불유예)위기로 내몰렸지만
태국은 조건이 완화되지 않으면 모라토리엄에 빠질 지경이다.
IMF긴급자금이후 방콕시내는 영업허가가 취소된 58개 금융기관(56개 영구
폐쇄)으로 인해 방콕시내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만 총 2만6천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정부통계로는 올해안에 실업자수가 2백8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추산이다.
지난 수개월동안 초긴축적인 경제운용으로 기업들도 무너기로 도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올해 태국경제가 아시아 구제금융국가
중에서도 가장 저조한 마이너스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국정부가 IMF요구대로 정부재정을 흑자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늘리는 길밖에 없다.
지출은 대여섯번의 수정을 통해 줄일 수 있는데까지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금인상도 결코 쉽지 않다.
상황이 변했다곤 하지만 태국정부의 국정을 휘어잡는 힘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위기초반 태국정부는 유류세의 3%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 사흘만에 철회해야만 했고 그 와중에서 차왈릿 용차이윳 전
총리가 쫓겨나다시피 물러났다.
최근 2년사이에 6번째로 등장한 타린 님마해민 재무장관은 다음주쯤 미국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MF구제금융조건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IMF가 요구한대로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으므로 "변화된 경제여건에 맞는
수정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게 정부측의 주장이다.
국제적 분위기도 IMF가 현실을 무시한채 긴축만을 강요함으로써 "환자를
치유시키려다 죽일 수도 있다"는 반론이 대두, 약간은 고무적이다.
IMF의 조건완화에 못지않게 태국 국민들의 뼈를 깍는 자구노력없이는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방콕시내의 고층빌딩과 자동차행렬은 세계 어느도시 못지않게
화려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안팎인 상황에서 세계2위의 벤츠자동차 판매시장
이란 지위를 누렸다.
통화위기의 한 복판에 서게 된 지금에 와서 그 화려함이 외국자본에
의존한 모래성이었음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말 바트화폭락직전 태국정부는 3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는 11억4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이틀치 수입대금이 구색갖추기로 중앙은행창고에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사태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는 전조가 있었다.
저렴한 중국제품이란 국제무대의 새로운 경쟁자로 인해 태국의 무역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이같은 거시적인 지표로부터 위험을 읽을 만큼 태국은 침착하지
않았다.
수출증가가 감소되는 만큼을 외자로 보완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외자는
갈수록 단기자금이 돼가고 있었다.
결국 벼랑끝에 서있는 태국경제의 회생은 외부(IMF)조건의 완화뿐 아니라
내부거품을 거둬내는 과정에서 만들어가야 한다.
< 박재림 기자 >
[[ 태국 경제위기 일지 ]]
97. 6.18 = 타논 비다야 신임재무장관 임명.
이후 금융회사 파이낸스원 파산
7. 2 = 바트화 변동환율제로 전환.
아시아 통화위기의 시발
7.28 = IMF에 지원 요청
8.20 = IMF와 지원 합의
10.20 = 타논 재무장관 사임
11. 4 = 차왈릿 용차이윳 총리 사임
11.10 = 추안 릭파이 신임총리 취임
12. 8 = 58개 영업정지금융기관중 56개 영구폐쇄
98.1.하순 = 타린 재무장관, IMF 방문예정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