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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5일자) 협정파기 선린에 백해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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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외환-금융위기 극복에 촌각을 다투는 사이 일본은 한-일어업협상에
    초강수를 들고 나서 김대중 차기 정부는 무거운 짐 하나를 더 질수밖에 없게
    됐고 무엇보다도 한-일관계에는 유례가 드문 험난한 파고가 예고되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는 유동적 태도를 보이던 양국 어업협상에 돌연
    강경자세로 전환, 16일 열릴 각의에서 협정의 일방 폐기선언을 결정할
    공산이 커졌다.

    협정폐기 대신 쌍방합의의 효력정지를 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되진
    않은것 같으나 그렇더라도 문제의 본질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임기가 다된 김영삼정부와 무모한 승갱이를 계속하느니 협정폐기 이후로도
    유효기간 1년을 보장한 협정조항을 압력수단으로 삼아 김대중정부와 원점에서
    1년시한으로 협상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일본측 의도다.

    이렇게 되면 경제위기 극복에 매달릴 새정부는 일본의 강압적 페이스에
    내몰려, 독도 영유권과 연결된 배타수역 폭의 32해리 대 35해리 대립,
    협정대상 수역의 동쪽 한계선을 동경 136도로 하느냐 135도로 하느냐의
    빳빳한 대결에서 운신폭의 제약이라는 일대 난관에 빠질 위험이 높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측이 해를 넘기며 어선나포를 계속하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기본자세를 일시에 초강경으로 승압시키려는 배경이다.

    대내적으로 자국 수산업계의 거센 압력은 납득이 가려니와 행정개혁
    추진중 진퇴양난에 빠진 하시모토 총리가 우경 국수세력과 호흡을 맞추어
    출로를 모색하려는 정치적 계산뒤에 오는 심각성이다.

    만일 그동안 김영삼정권 아래 누적된 한국에 대한 불만을 국난과
    정권교체의 공백기를 마치 기다렸다는듯 활용해 새정권에 위압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어업협상 외에도 금후의 제반 양국관계 설정에서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저의가 일측에 있다고 볼때 문제는 간단치 않다.

    만일 일본의 조야가 이런 방식으로 한-일관계를 이끌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면 이는 두나라 장래는 물론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모색해온 과거
    짧지않은 공동노력을 일시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자멸적 행위라는 사실을
    그들은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일방폐기 방법으로 쌍방조약을 자국에
    유리하게 개정하려는 시도야 말로 함포외교 시대가 아니곤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임을 누구라도 알만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일관계 첫단추를 구 총독부건물 철거로 서둘러 끼운 현정권의
    무사려와 이에 대한 일측의 과민반응이 양국간에 필요이상의 뿌리깊은
    상호불신을 낳은 점을 상당부분 시인하지 않을수 없으며 새정부의 대일관계
    접근도 이 점을 상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김당선자는 특별히 대일관계에 있어서도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느니만큼
    누구보다도 심오한 해법을 준비하리라고 기대를 검직도 하다.

    21세기 양국은 서로 증오하고 깎아내리는 구태를 벗고 말그대로 선린이
    되도록 지도자와 국민이 멀리 내다봐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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