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외관광 붐을 타고 대거 몰려 왔던 외국항공사들이 IMF한파로
여행객 수가 급감,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편수를 줄이는 등 발빠른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한국인 해외관광객이 매년 20% 이상 증가해 호황을
누렸던 호주, 뉴질랜드 등 대양주로 연결되는 항공노선의 경우 탑승객이
절반이하로 뚝 떨어진 탓으로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컨티넨탈 항공과 에어 뉴질랜드, 호주
콴타스항공, 타이항공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IMF 한파로 탑승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데다 이같은 탑승률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편수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 괌~사이판을 주4회 운항해 온 컨티넨탈항공은 구랍 24일 가장 먼저
이 노선 운항을 1년간 잠정 중단한데 이어 터키항공이 서울~이스탄불노선
운항을 취항한지 불과 2개월만인 지난 연말 중단했다.

또 에어 뉴질랜드가 탑승률이 70~80%에서 30%로 급락함에 따라 지난 1일
운항중단을 발표했으며 지난 91년부터 서울노선에 취항해온 온 콴타스항공은
오는 2월1일부터, 95년부터 서울노선 운항을 개시한 호주 안셋항공은 2월3일
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하기로 해 서울 대양주 연결노선 취항 3개 외국항공사
의 자체항공기 운항이 모두 중단된다.

이밖에 타이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 등도 서울
운항 편수를 줄일 예정이며 싱가포르항공과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항공은
노선축소 대신 운항 항공기를 대형기에서 중형기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운항
결손을 줄여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