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3일자) 기준일 변경만으론 해결안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의 산정기준일을
    당초의 금년 3월말에서 작년12월말로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거쳐 확정하는 절차는 남아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충족을 위해 중단하다시피한 기업대출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게 정부가 노리는 효과다.

    IMF체제 전환이후 은행들의 대출창구를 틀어막은 큰 요인중의 하나가
    BIS 자기자본비율이었음은 분명하다.

    IMF와의 합의의향서는 시중은행들이 3월말까지 대손충당금과 증권투자손실
    충당금을 1백% 적립하는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 8%를 충족시키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6개월~2년 이내에 달성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내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자본비율 충족을 서두른
    것은 IMF와의 약속때문 만은 아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 이미 예고돼 있는 금융산업 구조개편에서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번 조치로 구조조정에 대비한 은행들의 심리적 압박은 크게 줄겠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기업대출이 활발히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예정된 정부출자가 이뤄지고 일부은행이 지난 1일기준으로 추진중인
    자산재평가결과를 반영해준다고 하더라도 9개정도의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해 자구계획을 실천해야 하는데다 이미 충족된 은행들도
    부실여신증가를 우려해 아직은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할수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우리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문제가 된 것은 특정 시점의
    수치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산운용의 방만함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연말이 됐든 3월말이 됐든 일정 시점에서 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외국 금융기관과 투자가들의 시각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할 일이다.

    또 추가적인 자기자본 확충없이 현재의 대출관행이 지속되는한 BIS
    자기자본비율을 높게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게 돼있다.

    따라서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기업자금을 원활히
    공급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현시점에서는 정책당국의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고 그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후순위 채권 발행이나 외국인투자를 포함한 자본금증액 등
    자기자본확충이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 현재의 대출관행을 개선한다면 위험가중자산을 크게 낮출수도 있다.

    위험자산 편입비율 1백%가 적용되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대출로 바꾸면 그 비율이 10%로 줄어든다.

    그만큼 은행의 대출여력이 늘어나 자기자본비율의 악화없이 대출을
    늘릴수있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의 추가출연자금을 보다 신속히
    배정해 신용대출을 늘리는 것도 유용한 대응책중의 하나다.

    정부는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충족 여파가 기업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키거나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

    ADVERTISEMENT

    1. 1

      [사설] '유럽의 병자'서 재정 모범국으로 변모한 이탈리아

      이탈리아 의회가 지난달 30일 소득세 감세와 국방 예산 증액 등으로 올해 예산에 220억유로(약 37조원)를 추가하는 안을 의결했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가 2.8%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예상치인 3.0% 수준보다 낮은 수치로, 유럽연합(EU)의 요구인 3% 이하 기준을 충족한다. 이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9.4%까지 치솟은 뒤 2021년 8.9%, 2022년 8.1%, 2023년 7.2%, 2024년 3.4% 등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2022년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복지 축소 등 과감한 재정 개혁을 추진한 결과로 평가된다.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효율 개선 비용의 최대 110%를 세액공제해주는 ‘슈퍼보너스 제도’의 단계적 폐지다. 또한 저소득층 보조금도 선별적 지원으로 개편했다. 여기에 경기 회복으로 지난 4년간 2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세수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무디스, 피치 등 평가사들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한 이유다. 이 덕분에 지난달 이탈리아와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차이는 0.5%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이탈리아 국채가 독일 국채와 대등한 평가를 받는 수준에 도달했다.이탈리아의 성공적인 재정 개혁은 멜로니 정부가 상·하원 과반을 확보한 정치적 안정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재명 정부가 확장 재정을 추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해 예산은 작년보다 8.1% 증가한 728조원으로 책정됐는데, 이 같은 추세라면 2029년 말 국가채무가 GDP의 5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과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재정의 역할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가 희생돼서는 곤란하다.

    2. 2

      [사설] 美, 韓 정통망법에 우려 표명…외교 갈등 비화 막아야

      미국 국무부가 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으로, 한국 정부가 개정안을 승인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언론사나 유튜버 등이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준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미국이 동맹국의 국내 입법 사안에 대해 이처럼 즉각적이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이 같은 내용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하루 전 세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도 X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기술 협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법을 단순한 가짜 뉴스 규제가 아니라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비관세 장벽이자 ‘국가적 검열’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실제로 개정안은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과 막대한 과징금을 규정하고 있다. 국내 언론·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구글, 메타, X 등 빅테크 기업들도 규제 대상으로 삼고 허위 콘텐츠 사전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디지털 서비스 장벽 금지’ 정신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이 법이 한·미 간 통상 마찰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보통신망법은 국내적으로도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야 성향 단체들조차 권력 감시를 위축시킬 ‘입틀막법’이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을 정

    3. 3

      [사설] 국빈 방문 직전에 '反日 동참' '하나의 중국' 압박한 中

      이재명 대통령의 4일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그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통화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정상회담 의제 조율 차원을 넘어 한국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으로 읽힌다. 그의 발언 요지는 한마디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빚어진 중·일 갈등 국면에서 중국 편에 서라는 것과 대만 문제에는 참견할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일본의 일부 정치 세력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며 침략·식민 범죄를 뒤집기 하려 한다”며 “한국 측이 역사와 국민에 책임지는 태도를 견지해 올바른 입장을 취하고 국제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여기에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것이 포함된다”고도 했다. 정상회담을 하기도 전에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적 자세에 못을 박는 듯한 발언이다.2013년부터 10년 이상 중국 외교 수장을 맡아 온 왕 장관은 이전에도 한국에 대한 무례한 태도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16년 이후엔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지속해서 문제 삼으며 “미국 장단에 흔들리지 말라”는 등 훈계 투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23년엔 한국이 자주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며 내정 간섭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했다. 전형적으로 대국이 소국을 대하는 태도다.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중·일의 첨예한 대립에 이어 중국군이 대대적인 대만 포위 훈련을 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일본은 이에 따라 중국이 한·일 관계를 분열시키려는 의도를 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