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대달러 환율이 1만루피아선을 넘어서자 수도
자카르타 전역에서는 물가인상 공포에 질린 국민들의 사재기 열풍이 확산
되고있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부는 8일
국민들에게 안정을 되찾을 것을 촉구하고 나서는등 극심한 혼란양상이
나타났다.

이날 자카르타 시내 곳곳의 상점에서는 설탕 식용유 쌀 등 주요 식품이
금방 동이났으며 국수류 등 인도네시아인들이 즐겨 찾는 식품은 1인당
판매를 제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시내 전역의 주요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영업시간이 끝난 후에도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 백화점의 한 판매 책임자는 "오후 4시께 사람들이 갑자기 몰렸다"면서
"이같은 사재기는 단순한 열풍이라기 보다는 공포에 가깝다.

사람들은 다시는 이 물건들을 사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재기에 나섰던 주부 수실라와티(42)는 "모든 것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물건을 사들이러 왔다"며 불안감을 솔직히 토로한뒤 쇼핑 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채워 넣기에 여념이 없었고 백화점 등의 바깥쪽에서는 경찰과
평복 차림의 보안요원들이 몰려드는 군중들을 지켜 봤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