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는 기업 정부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에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 주어진 경제회생 과업은 시대의 소명이다.

기업을 구하는 것은 결국 안목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몫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위기에 처한 기업을 회생시킨 미국 일본 유럽의
''기업영웅 10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저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추진한 개혁의 수순은 약속한 것처럼
같았다.

이들은 우선 위기가 왔는데도 이를 절감못하는 조직내부에 위기감을
확산시키는 일부터 착수했다.

뼈를 깎는 원가절감과 과감한 인원정리가 양 축이었다.

그런 방식으로 생존체력을 확보한 다음 핵심역량분야를 엄선하는 ''집중과
스피드''경영으로 밀어붙였다.

<< 이익 창출에 경영초점을 맞추는 미국의 CEO >>

<> 거스너 IBM회장 =취임전 연간 80억달러의 적자를 낸 회사를 취임
다음해부터 50억달러 흑자로 돌려놓았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6개월간 2만여명의 고객과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기업내부의 문제점과 그 해답까지 밖에서 구할 수있었다.

"기술만이 전부는 아니며 "고객신뢰"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교훈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피셔 코닥회장 =창업 1백16년만에 첫 외부영입 케이스인 피셔회장은
제약 가정소비재 의료기기 사업등을 단지 "코닥의 본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감히 정리했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필름에만 몰두 브랜드력으로 개도국시장을 공략,
연 25%의 고도성장을 실현했다.

그는 작년말 "내가 없어도 코닥의 높은 경영성과를 자신한다"면서
회사를 떠났다.

<> 스미스 GM회장 =93년 취임한 그는 6개월간 실사끝에 GM의 병폐를
"기업관료주의"로 지목했다.

이를 제거하기위해 적자분야는 통채로 없애버렸다.

조직슬림화(인원정리)에 반발하는 노조와 결코 타협하지않았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선 작아져야한다"는 모토를 내걸고 조직 슬림화에
매진, 취임전 매출대비 2% 손실을 매년 이익3%대로 바꿔놓았다.

<> 이튼 클라이슬러 회장 =92년 아이아코카 후임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그는 팀웍을 강조하면서 목표만 제시하고 달성방법은 부하에게 맡기는
스타일로 조직을 이끌었다.

결코 화려하지 않고 묵묵히 밀어부치는 스타일로 취임3년만에 매출 1.4배,
이익 4배의 경이적인 실적을 올렸다.

<< 유럽전통방식에다 미국식 경영스타일을 가미시키는 유럽의 CEO들 >>

<> 피이히 폴크스바겐 회장 =93년 연간 10억달러 적자회사를 종업원
3분의1을 잘라내는 미국식에다 주4일 근무제로 인력감축을 최소화하는
독일방식을 적절히 조화시킨 감량방식으로 대수술했다.

내부승진의 오랜 독일식 전통을 무시하고 원가절단기(Cost cutter)라는
별명을 가진 GM의 로페스를 구매담당으로 과감히 기용할 정도로 인사제도를
혁신, 3년만에 회사체질을 "미국과 유럽식이 반반"인 이상적인 형태로
바꿨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 올릴라 노키아회장 =인수합병방식으로 1백년된 제지회사를 불과 3년만에
세계적인 통신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집중과 스피드"를 현대경영의 요체로 파악하고 이를 위해 30대
사장을 기용할 정도로 조직을 젊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노키아는 1.5년마다 신제품을 선보이는 통신업계 선두주자로 변신했다.

<> 티머 필립스회장 =지난 5년간 4만5천명을 감원하고 1백만평의 부동산을
처분했다.

60여개에 달하던 문어발식 사업분야를 4대 핵심역량분야로 통폐합했다.

조직슬림화와 함께 "고객을 기쁘게하라"는 슬로건아래 기업체질을
소비자지향으로 바꿨다.

<< 일본에도 밀려오는 미국식 경영 >>

<> 오쿠다 도요타 사장 =도요타 가문출신이 아닌 사람으로 처음으로
최고경영자에 오른 그는 "기업관료체질"을 도려내기위해 "군대식
직급정년제"와 "발탁제"를 도입, 정착시켰다.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제에 젖은 일본식 기업풍토를 일신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 마에다 도레이 사장 =매출액 13% 감소, 경상이익 40% 감소라는 도레이
창업이후 최대시련을 이겨내기위해 현장위주로 조직을 바꿨다.

스탭분야의 인력 3분의 1을 판매분야로 내몰았다.

시대착오적인 과거 좋았던 시절의 일류의식을 타파하기위해 사장 스스로
"도레이는 지진아다"는 구호를 만들 정도로 의식개혁에 몰두, 재도약의
기반을 닥는데 성공했다.

<> 하마다 리코사장 =복사기 시장침체로 위기에 놓이자 해외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시킬 정도로 무려 1백여가지의 경비절감부터 실시했다.

그 다음 전임원의 사표를 받고 3인으로 구성된 "리스트럭처링 위원회"를
만들었다.

2년만에 "경비 10% 절감, 연간 3백70억엔 영업이익 증대"를 달성시킨후
상무이던 사쿠라이를 사장으로 발탁한뒤 용퇴했다.

< 이동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