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는 14일부터 특별기획 "모래시계"(극본 송지나,연출 김종학)를 매주
4회씩 6주동안 재방송한다(수.목, 토.일 오후9시50분).

"모래시계"는 95년 방영 당시 평균시청률 45.3%를 기록하며
"귀가시계"라는 말을 낳을 만큼 화제를 모은 드라마.

SBS는 이번 재방송에 7개 지역민방을 통한 "전국 네트워크 첫방송"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광고시장 불황으로 인한 경영난 타개와 시청률 끌어
올리기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방송사들이 재방송 드라마를 대부분 비인기시간대에
방영하는데 비춰볼 때 프라임 시간대에 4편씩 내보내는 것은 파격적이다.

"모래시계"는 스피디한 화면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 등으로
우리나라 드라마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폭력을
미화시켰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정치폭력 등을 소재로 다뤄 드라마의
금기영역을 깼다는 얘기도 들었다.

편당 1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 2년에 걸친 사전제작과 연출자
김종학 PD와 작가 송지나씨의 콤비플레이 등이 어우려져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화제가 됐다.

주연을 맡은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세사람은 암울했던 80년대를 살아온
젊은이들의 사랑과 인생을 실감나게 그려 호평을 받았고 여주인공
혜린(고현정)의 보디가드로 나온 이정재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TV드라마로는 처음 제작과정을 90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제작했을 뿐
아니라 해외방송및 케이블TV 배급, 비디오 판매 등을 통해 드라마 판매의
선구자 역할도 했다.

지난해 4월 재방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이 드라마가 SBS의 시청률
재기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