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등 대기업그룹들은 3일 오전 98년 시무식을 갖고 국제통화기금
(IMF)시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이들 기업들은 극한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와 경영구조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어떤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빠른 시일내 재도약을 위한 새틀을 갖춰 가자고 결의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전 사장단회의와 시무식을 잇따라 열고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 외화가득을 통한 외환위기 극복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 사장단회의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참석, "올해는 어느
때보다 혹심한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현대는 지난 50년간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을 해온만큼 수출을 통한 외화획득에 총력을 기울여 위기
극복에 솔선수범하자"고 강조했다.

정몽구회장은 계동사옥 대강당에서 가진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의 최우선
목표는 수출확대라고 밝히고 <>총력수출체제 구축 <>투명경영 확립 <>현장에
뿌리내린 경영혁신 추진 <>"베스트 파트너십" 원칙 실현 <>매사에 정성을
다하는 의식개혁 등 올해 실천할 5가지 경영과제를 발표했다.

정회장은 특히 "그룹의 대외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의 투명성
제고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이미 운영하고 있는 사외이사제를
전계열사로 확대해 더욱 활성화시키고 계열사 상호지급보증 축소나
연결재무제표 작성 등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강조
했다.

삼성그룹은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이건희회장을 비롯해 경인지역에
근무하는 7백여명의 임원들이 참석한 시무식을 갖고 <>부가가치경영 재무
구조개선 등에 대한 그룹경영력 집중 <>경영효율 극대화 <>버릴 것은 버리고
합칠 것은 합치는 구조조정 단행 등 3가지 경영방침을 밝혔다.

이회장은 "선진국들은 한국 경제를 요리할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그
시기를 노려 왔는데 우리는 엔화강세 호황의 착각속에서 세계의 흐름을
외면해온 우물안 개구리였다"며 "이제 뼈저린 자기 반성없이 새 출발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삼성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닌 원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략 재무 인사 노사 등 각 분야의 제도와 관행을
제로베이스에서 개혁해 달라고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대우그룹은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열어 수출확대에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김우중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애국의 길은 수출확대"라는 점을 강조
하고 "외환문제가 오늘 경제위기의 본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힘과 역량을
하나로 모을 것"을 당부했다.

김회장은 "경영은 미래를 개척하고 대비할 수 있을때 진정한 가치를 부여
받는다"며 "대우는 난관에 움츠리기보다는 확대지향적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 한화 롯데 등이 이날 시무식을 갖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으며 LG SK 쌍용 한진 등은 5일 시무식을 열어 IMF시대
위기극복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