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산업을 둘러싼 환경을 집약하면 저성장 저소득 고물가 고실업의
"2고2저"이다.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속에 고실업 저소득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와 각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식음료 주류 화장품 의류 외식등
소비재산업에 대한 전망을 하면서 과거 어느해보다 "불투명, 혼돈,
예측불허"라며 어려움을 표시했다.

원자재 환율을 비롯해 금융여건변화, 재계의 구조조정 등 대형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방향은 거품이 빠지는 가운데 97년 "맑음"에서
올해는 구름이 잔뜩 낀 "흐림 또는 매우 흐림"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대부분 매출확대의 공격적인 전략은 피하고
내실위주 손익구조개선을 생존경영의 포인트로 삼고 있다.

업종별로 전망과 대책을 짚어본다.

[[ 식음료 ]]

식품은 먹는 장사로 국내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경기탄력성이 낮다는
조사결과가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태풍에는 속수무책이다.

특히 환율급등과 이에따른 밀가루 설탕 식용유 포장 수송비 등 각종
원자재가격의 상승은 최종 소비재가격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기업의 수익구조도 해치고있다.

식품은 이미 양적으로는 포화에 달해 기업들은 제품의 고급화 고가화로
수익성제고를 추구하고있는 상태다.

특히 신상품을 내놓는 대신 기존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력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제과는 소비위축과 가격인상으로 판매량이 감소되지만 제품단가의
상승으로 외형적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라면 제과업체들은 수출에 더욱 주력, 10%대에 이르던 매출기여도가
올해는 20%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음료는 식품에 비해 경기를 많이 타는 품목이다.

콜라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음료가 매출 감소를 보여 음료전체로는
8.4%의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통음료 기능성음료 스포츠음료는 전년도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축소에 따른 사활을 건 치열한 마케팅이 심화돼 음료업계의
구조재편도 점쳐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직판체제를 구축한 코카콜라의 마케팅이 크게 주목되고
있다.

[[ 주류 ]]

지난해 위스키가 전년대비 무려 10%감소했으며 맥주는 3%, 청주는 6%
줄었다.

반면 값싼 소주는 6%가량 늘었다.

올해도 IMF여파로 주류소비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주류업계는 위스키는 20%, 맥주는 6~7%, 청주는 8%, 소주는 3% 정도
소비량이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90년대 들어 무분별하게 시작된 업계의 과잉설비투자로 맥주의 경우
공장가동률이 60%선에 불과하고 소주 역시 70%를 밑돌고 있다.

이로인해 진로는 물론 상당수 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외부의 시장변화환경도 걱정거리다.

외국업체에 대해 주류시장이 전면개방되는데다 EU(유럽연합)의
위스키주세인하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주류업계는 이같은 대내외 시련을 극복하기위해 매출경쟁보다는
공생전략을 짜내고 있다.

이를 위해 출하물량조절과 현금판매 등을 실시하고 신제품 출시를
자제하는 등 내실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 화장품 ]]

화장품시장은 슈퍼등 마트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반면 포화상태인
전문점형태의 시판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통신판매 편의점 약국 등 신흥유통경로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각 화장품회사들은 외형확대보다는 주력 유통경로인 시판의 내부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부실거래처 정리를 통해 영업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 및 여성취업희망자의 급증으로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통한
화장품판매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각 회사들은 긴축예산운영으로 각종 매체광고를 줄이는 대신 미용서비스
강화 등 돈이 많이 안들면서 고객과 직접 만나는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외식 ]]

그동안 매년 30%이상 급증하던 외식점포수의 증가율이 올해는 한자리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실업자증가로 개설의향 및 문의는 많아지지만 외식점포확대가 거의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또 가파르게 증가하던 가정의 외식비지출도 알뜰소비추세와 함께 급격히
하강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에따라 패스트푸드 피자 패밀리레스토랑 등 대형 외식체인점들도 신규
출점을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위점포당 매출과 손익구조도 극히 나빠질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그나마 자생력을 가질만한 업태는 셀프서비스 등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실비형 음식점정도로 꼽히고 있다.

[[ 의류 ]]

올해 의류 내수시장규모는 지난해의 20조원 정도에서 15조~16조원
규모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의류업계는 지난해 의류업체의 잇따른 부도와 매출감소로
올해부터는 엄청난 재고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매출이 급감하고있는 백화점이나 의류전문매장보다 상대적인 호황을
누리고있는 할인점을 겨냥한 의류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 유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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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이슈 전망

식품 .밀가루등 원자재 가격인상 .고급화 고가화, 신제품 출하 억제
.매출정체 .수출강화

음료 .시장규모 축소 .음료업계 구조개편
.코카콜라 직판영업 .기능성.전통음료위축

주류 .고급주 소비감소 .공생전략확대
.과잉투자 .물량조절, 현금확대
.수입위스키 주세인하

화장품 .슈퍼등 마트시장 확대, .전문점 차별지원및 효율화
전문점 판매경로 축소 .통신판매 등 신흥 유통망 확대
.매체광고 감소

의류 .재고물량 급증 .옷가격 하락
.생산출하 감소 .시장규모 축소

외식 .점포 포화 .점포수 증가 둔화
.가정의 외식비 지출 격감 .점포 단위당 매출 감소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