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에 국가적으로 참으로 많은 어려운 일들을 겪었습니다.

선진국협력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우리 경제는 급박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는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종래의 낡고
혼탁한 고비용 저효율의 선거행태를 불식하고 돈 안들고 효율성 높은 선진
선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지난 정기국회에서 역사적인 선거 관련 개혁입법들을 마련했던 것에
큰 보람을 느끼면서 그 과정에서 많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또 깨끗하고
공명한 선진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금년은 우리나라 헌정이 시작된 지 반세기를 맞는 해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숱한 파란과 우여곡절 속에서 지키고 가꾸어온 존귀한
민주주의를 더욱 확고히 다지고주권자로서 긍지와 책임의식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다함께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하는'' 송구영신의
자세로 위기에 처한 경제를 구하고 오늘의 이 시련을 세계 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위대한 민족의 슬기와 저력을 발휘해
나갑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