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24일 한국금융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미국의 조기 참여가능성을 일제히 보도하고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를위해 새로운 경제개혁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월스트리트저널 ]

한국의 대외신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미국은 IMF지원과 별도로 50억달러를
긴급 대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내년 1월초 이전에는 미국의 자금지원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이같은 긴급지원도 한국정부가 금융개혁 등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를 제시하는 경우에 한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자금지원은 한국이 대외신뢰도를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 뉴욕타임스 ]

빌 클린턴행정부는 한국 금융위기를 해소하려는 지난 2개월간의 노력이
실패했다고 판단, 새로운 조치를 마련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당초 IMF지원금이 소진된 이후 한국에 50억달러 상당의
차관을 제공할 방침이었으나 한국위기가 예상보다 심화됨에따라 이를 조기
지원하는 방안으로 방침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 워싱턴포스트 ]

채무불이행 상태에 몰린 한국은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외국은행들과
부채상환연기를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고 세계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
24일 보도했다.

서울정부는 심각한 금융위기에 당황하고 있으며 부채상환 연기는 현재의
위기를 안정시키는 몇안되는 해결책중 하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지금 한국정부의 부채상환 유예전략은 지난 8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취한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외채를
정부가 아닌 금융기관이 안고 있어 협상이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은 향후 1년간 상환해야 하는 외채규모가 1천억달러를
넘고 있으며 한국계 은행들은 그 상환을 위해 자국 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줄여 기업파산이 속출하고 경기가 침체에 빠져들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 뉴욕.LA=이학영.양준용 특파원 >

[ 르피가로 ]

전례없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민들에게 ''분발''을 촉구하고 한국이
잘못될 경우 이는 전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르피가로는 이날 사설에서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이 한국 사태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의 외화가 고갈되면 당장
수입이 줄어들 것이며 이렇게 되면 프랑스의 수출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한국 위기의 국제적 연관성을 부각시켰다.

르피가로는 앞으로 실업증가, 과부채 은행과 기업들의 도산과 함께 새
대통령이 서민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민의
분발을 촉구했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

[ 일본 주요신문 ]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신문들은 한국의 원화
폭락사태를 1면 머리와 해설기사 등으로 싣는 등 일제히 크게 다루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신용하락에 따라 한국원화가 16%나 급락, 사상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하면서 "외화조달에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는 또 "올해안에 1백50억달러, 내년 1월에 1백억달러 등 한국이
거액의 외채상환 중압을 받고 있다"며 차기정권이 발족되기 직전인 내년
1월이 결정적인 고비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에 대한 일본은행들의 융자규모가 2백43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한국에 채무불이행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
고 예상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이 신용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정금융긴축정책, 은행
부문의 효율화 등 IMF가 제시한 경제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국신용평가기관의 등급하향조정으로 한국기업
금융기관의 외화조달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미국과 일본이
조기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일본금융기관들도 큰 타격을 받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