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 경제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23일 "우리 경제는 한해만 넘기면 다시
성장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조속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통에 대한 분담뿐만 아니라 수출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부총리는 이날 낮 국회 국민회의 총재실에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외환위기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경상수지가 예상했던 것보다
좋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 부총리는 또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에 대해 "내년에 노.사.정이 대타협을
해 임금을 낮추더라도 일자리를 지켜 실업을 막아야 다시 성장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고급인력 해고에 따른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제위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단기적인 위기가 문제다.

중장기 전망은 좋다.

IMF도 99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5%, 2000년은 6%이상으로 잡고 있다.

-곧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설도 있는데.

<>외환차입금에 대한 상환유예만 되면 된다.

또 단기채권이 많은 게 문제이나장기로 바꾸면 된다.

이미 지난달에 우리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IMF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좋다.

환율로 인한 가격경쟁력은 더 좋아지고 있다.

유동성 지장만 없고 원자재 도입만 원활하면 IMF가 추정한 것보다 경상수지
는 더 좋아질 것이고 흑자가 더욱 늘어나면 신뢰도도 높아진다.

-구체적인 대책은.

<>수출산업이 돈을 벌어 줘야 한다.

고통에 대한 분담뿐만아니라 수출산업을 계속 육성해야 한다.

기업이 신용장(LC)을 받아도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용장
거래를 중단, 수출길이 막히고 있으므로 은행에 유동성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

유동성이 문제다.

-정부가 총외채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우리 정부의 통계방식은 IMF가 채택하고 있는 것과 같은 거주자 개념
중심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현지법인 외채는 그 해당국가 부채가 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통계와 다를 수 있다.

총외채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IMF와 정부의 내년도 경제전망처럼 저성장이 되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대량실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노.사.정이 대타협을 해 임금을 낮추더라도 함께 일자리를 지켜
실업을 막아야 한다.

한해만 넘기면 다시 성장의 길로 접어들수 있는데 고급인력들을 해고하면
다시 성장기로 접어들때 문제가 될 수 있다.

내년도 노사정간 대화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김대중 당선자가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를 들은 후 경제인식이
달라졌다는데.

<>진실되게 보고하려고 한다.

시장경제원리를 중시, 경제운영에 경제논리를 강조하고 있고 경제에 대한
철학도 두텁다는 것을 느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