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올해도 많은 기업인들의 부음을 안타까움에 접해야 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진데다 IMF 자금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어려운때라 재계 원로들의 타계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해였다.

올해 우리 곁을 떠난 재계 거목들로는 우선 김인두 벽산그룹 명예회장과
이장균 삼천리그룹 명예회장을 꼽을 수 있다.

지난 7월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 명예회장은 60 70년대 농어촌 근대화
사업의 주역으로 건자재 산업을 국내에 자립잡게 한 주인공.

그는 "기업가는 국가재산을 관리하는 청지기"라는 일념으로 사회 봉사에
앞장선 독실한 크리스챤 기업가의표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년 78세로 지난 13일 타계한 이 명예회장은 고향(함남 함주) 친구인
유성연 삼천리그룹 명예회장과의 동업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연탄메이커에서 출발, 삼천리를 기계, 정밀화학, 제약, 건설 등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중견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한국화장품의 김남용 한국화장품 명예회장은 지난 9월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그는 지난 61년 임광정 현 명예회장과 공동으로 창업한 한국화장품을
80년대 태평양과 쌍벽을 이루는 대형 업체로 끌어올렸다.

이에앞서 지난 1월에는 박재익 조양상선그룹 부회장(한국선주협회장)이
지병으로 52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해 해운업계에 충격을 줬으며 2월에는
한국복사기 역사의 산증인인 문병혁 코리아제록스 회장이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