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지주회사인 다이에 홀딩 코퍼레이션(DHC)을 설립한 것은 일본
대기업의 구조 조정에 대한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
(일부지역 본지 12월18일자 참조)
지주회사를 통해 복잡하게 얽힌 그룹 구조를 단순화,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는 한편 부실기업을 과감히 정리해 기업역량을 성장성 있는 분야로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주회사 제도를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편의점 로손을 비롯해 호텔 외식업 부동산등 서비스 분야에서 89개사를
거느리고 있는 다이에가 지주회사를 설립, 편의점과 백화점을 제외한 비상장
40개사를 거느리게 한 것은 빚이 2조6천억엔으로 늘어나는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주력기업인 로손을 기업공개,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도 워낙 많은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어 그동안 공개가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이제 로손의 소유주식을 DHC로 넘김에 따라 기업공개가 가능해졌다.
또 그룹내 각 기업들이 독자적인 경영을 펼치게 됨으로써 수익성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수 있게 됐다.
재벌구조의 취약점인 사업정리및 퇴출이 보다 자유로와진 셈이다.
구미 투자자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대폭 높이게 된 것도 엄청난 성과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