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경색에 따라 은행.종금사들의 대출금 회수로 비교적 양호한
재무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거나 최근 수년간 흑자를 내왔던 상장및
코스닥 기업이 있따라 부도설로 매매가 중단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부도설로 매매중단된 계몽사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유보율 2백90%대에 부채비율 1백13%의 비교적 우량한 재무구조에
96년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투자증권 조사부 김태형 연구원은 "계몽사는 단기차입금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백12억원에 달했고 올해말 만기도래하는 8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전환가가 2만6천원인 반면 현재주가가
3천원대여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단기대출금 회수압력이 높아졌고 증시침체로
CB상환부담까지 겹쳐 자금난을 겪었다는 것이다.

삼성제약도 우황청심원 까스명수 에프킬라등 주력제품의 판매호조로
최근 10여년 이상 흑자기조를 유지해왔던 업체다.

그러나 경기부진에 따라 매출채권이 늘어났고 운영자금이 부족해져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졌다.

결국 종금사등을 중심으로한 자금회수 압박을 버티지 못해 1차부도를
내고 말았다.

코스닥기업인 큐닉스컴퓨터는 올해 상반기에는 1억7천만원의 적자를
냈지만 최근 수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기업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프린터시장을 선도해왔으나 대기업
진출등 경쟁격화로 제품가격이 인하됐고 이에따라 차입금비율이 높아져
자금상환압력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이와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대부분
내수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자금상환요구를 버텨낼 수
있을만한 상장기업은 몇안된다"며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적자기업이
아닌 상장사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