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에서도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등 사회전반의 불황과 긴축분위기로 백화점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입품을 대체하는 국산품과 실용적인
상품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 각 직장과 가정의 "커피
안마시기" 운동의 여파로 현미차 설록차 우롱차 유자차등 국산차 매출이
요즘 하루평균 3백만원 정도로 IMF구제금융 신청이전보다 3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퍼펙트" "휘슬러"등 외제 압력솥과 조리기구인
"선 크라프트"가 하루 1백만원어치 이상 팔리는등 인기를 독점했으나
요즘 50%가까이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국산인 "풍년 압력솥"과 "키친아트" 제품의 매출이 평소 하루
50만~70만원에서 1백만원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학생가방도 하루 2백개이상 나가던 미국상품 "이스트팩"과 "잔스포츠"등이
20개 수준으로 뚝 떨어지고 각급 학교의 국산품애용운동에 힘입어
"지킴이가방"(프로스펙스)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레포츠용품 가운데서는 최근 2~3년 사이 폭발적인 붐을 이룬 골프 스키등
고급 스포츠용품 보다는 큰 비용이 들지않고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산용품이 잘 나가고 있다.

신세계 본점 스포츠관에서는 "인터스포츠"라는 브랜드의 등산 낚시 조깅등
다용도 조끼가 요즘 하루평균 1백만원어치 이상 팔려나가 지난해 이맘때의
40만~50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등산화 버너 배낭등 등산용품들도 30% 이상 매출이 늘어 불황속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외식과 술자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안주거리용 식품류도 잘 나가고있다.

그랜드백화점 지하1층 식품매장에서는 즉석횟감 냉동식품 튀김 구이류등의
매출도 지난해 12월초와 비교, 손님이 크게 늘었다.

안주류로 인기가 높은 즉석횟감과 냉동생선류는 20%, 만두 돈가스등 튀김
구이류도 15% 매출이 증가했다.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국산품과 중저가 실용상품
구색을 보강하는데 힘을 쏟고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