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쌍용자동차인수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은 자동차부문에서 풀라인업 체제를 갖춰 자동차 사업기반을 공고히
한 점이다.

다시말해 쌍용차 인수를 계기로 대외적으로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된것이다.

특히 코란도, 소형버스인 이스타나, 고급승용차인 체어맨을 확보함으로써
종합자동차 메이커로서 확고한 위치를 굳히게 됐다.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해 1,2년내 사업을 정상화시킬 경우 대우차의
세계공략도 더욱 힘을 얻게된다.

더욱이 대우는 폴란드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각지에 자동차생산
기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여서 다른 어느기업보다 쌍용차인수에 따른 높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완성차를, 해외현지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자동차를
각각 양산해 전방위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되는 셈이다.

그룹의 세계적인 지점망과 마케팅 능력에 비춰 인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게 대우의 입장이다.

특히 대우는 이번 쌍용차 인수로 확보하게된 레저용 차량(RV)으로 미국
시장진출이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는 또 쌍용차 지분 2.4%를 갖고 있는 벤츠를 기술제휴선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대외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한 또다른 의미는 대우그룹의 위상을 단숨에 높이게
됐다는데 있다.

경기침체와 금융 및 외환시장의 혼란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실
대기업을 전격 인수했다는 것은 대우그룹의 자금력과 위기관리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쉽게 말해 국내외에서 어느 기업도 하기 힘든 결정을 대우가 한 셈이다.

물론 아직은 대우의 이번 쌍용차인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연간 1천5백억원이상의 이자 및 2조원의 지급보증
부담을 추가로 진다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대우측은 그룹의 부채규모(28조원)가 상대적으로 적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더욱이 폴란드 FSO자동차공장의 예를 들어 쌍용차를 단시일내 정상화시킬
경우 대우의 경영수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와함께 대우의 위상제고는 곧바로 대외신용도를 끌어올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세계경영에 필수적인 국내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내 경제불안 등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추진력이 떨어진 세계경영이
이번 쌍용차인수를 계기로 어느정도 탄력을 받을지 관심거리가 아닐수없다.

< 고광철.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