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후보 ]]

한나라당 이회창후보는 대선을 열흘 남겨놓은 8일 부산지역을 시발로
4박5일간 부산.경남, 대구.경북, 충청지역 등 주요 전략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유세전에 돌입하는 등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내며 득표활동을 계속했다.

이후보는 이날 오전 임진각을 방문한 후 부산으로 내려가 무려 14개지역을
누볐고 10개지역에서는 거리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임진각 망배단에 헌화한 후 인근에 있는 자유의 다리 남문초소를
방문,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군 장병들을 격려한데 이어 한국군 헌병과 함께
공동경비를 맡고 있는 미8군 소속 미군 병사들도 위로했다.

이후보는 곧바로 비행기로 부산으로 이동, 서부터미널에서 이북5도민회관
영남시장 부산역광장 리베라백화점 부산대지하철역앞 태화백화점 등에
이르기까지 부산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훑으면서 거리유세를 벌이며 유권자
접촉에 나서는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

이후보는 "우리경제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누구탓
이냐며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경제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지원이라는 위기상태로 멍들게 한 것은 정경유착으로 정치생명을
이어온 3김정치의 폐단"이라며 3김정치의 청산을 주장했다.

이후보는 또 "김대중총재가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강조하고 있지만 진정한 정권교체란 낡은 정치행태를 가진 구정치인이
물러나고 새로운 정치인이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세에는 박관용 신상우 공동선대위원장 등 이 지역 중진의원
들이 동행했으며 전날 연고지인 강원도 지역을 방문했던 조순총재도 이후보
와 합류, 독자적으로 경제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잇따른 부도사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며 지지를 당부했다.

< 부산=김태철 기자 >

[[ 김대중 후보 ]]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진영은 1,2차 합동토론회를 통해 김후보의 경륜과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남은 선거운동기간동안 한나라
당과 이후보의 경제파탄책임론을 더욱 확산시키고 "DJT연대"의 경제안정 및
회생능력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키로 했다.

김후보는 8일 오전 일산의 한 음식점에서 대량부도사태 대책에 관한 기자
회견을 갖고 "지금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기업대출금 재연장을 비롯 <>기업어음(CP)의 전금융기관 할인
<>기한부 수출환어음을 담보로 한 원화대출 <>어음제도 개선 <>한국은행의
종금사에 대한 유동성지원 <>업무정지된 종금사의 콜자금 인출 허용 <>성업
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 종금사의 부실채권 우선 매입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3조6천억원에서 6조원으로의 대폭 확대 등 12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김후보는 이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은행 일산지점을 방문,
계좌를 개설한뒤 구일산시장에서 거리유세를 가졌다.

곧이어 의정부로 직행한 김후보는 의정부제일시장 사거리에서 한국경제신문
과 대한상의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공동주최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
에 참석, 서명한뒤 시장상인 등을 상대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후보는 의정부 지하상가내 분식점에서 중소상공인들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김종필의장과 박태준 자민련총재도 각각 경기 부천과 경북 성주에서 열린
정당연설회에 참석, 김후보 지지를 호소했고 파랑새유세단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서울과 경인지역의 지하철 또는 전철역을 중심으로 10곳에서 거리
유세를 벌였다.

김후보는 이날 일산 의정부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직접 권역별 거점도시
방문을 통한 거리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김후보는 9일 안보취약지인 경기지역과 강원도 유세를 위한 안보유세단을
발족시키는 한편 진주 마산 창원 부산 울산을 순회한다.

< 허귀식.이건호 기자 >

[[ 이인제 후보 ]]

국민신당 이인제후보가 8일 부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 2일에 이어 불과 엿새만에 부산을 방문한 이후보는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백만원군"격인 박찬종 전한나라당고문과 함께 전략거점인 부산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박전고문이 이날부터 가두유세의 "더블포스트"로 가세함으로써 연일 유세
강행군으로 목이 잠겼던 이후보의 목소리에도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후보와 박전고문은 이날낮 구포 엠파이어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뒤 구포시장과 동래시장 남포동 광복동 등지를 나란히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유세에서 "새로운 세대에 의해 이 나라가 참신한 방향으로 발전
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은 박전고문의 입당을 뜨겁게 환영할 것"이라며 "박전
고문을 모시고 진정한 국민에 의한 선거혁명을 이루고 21세기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마련하는 과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전고문을 "국정 동반자" "정치적 러닝메이트"로 추켜세우며
자신과 박전고문이 강한 미국을 건설했던 40대 케네디와 50대 존슨과 같은
"환상의 콤비"가 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이후보는 "이제 내가 이회창 후보를 능가하기 시작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다며 유치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회창 후보를 찍으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니 이인제를 찍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유세내내 "손에 흙 한번 안묻혀본 사람은 이 나라를 못구한다"
며 "강인한 의지와 서민의 애환을 아는 따뜻한 인정으로 피와 땀을 흘리며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일꾼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 부산=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