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강화도조약으로 우리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겼던 때
우리민족의 울분과 서러움을 자조적인 언어로 노래했던 한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시점이다.

20세기말 IMF조약으로 이제는 경제 신탁통치가 시작되어 대다수
기업들의 운명이 외국인의 손바닥안에서 좌우될 형국이다.

빼앗긴 원인과 이유는 아주 많겠지만 되찾을 방안과 대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슴아프게 한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하지만 아직은 차가운 겨울이고 봄이 올 시기도 아니지만 그나마 따뜻한
봄이 온다고 할지라도 빼앗긴 들의 꽃과 열매는 우리것이 아닌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