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도시근로자의 소득 증가율이 12년만에최저 수준인 데도 외식비
등 일부 소비는 급증하는 등 불건전한 소비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전국 72개 도시에 사는 5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지난 3.4분기 가계지출의 내역을 분석한 결과 3일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 3.4분기중 도시가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백48만
5천원으로 작년 동기의 1백37만3천원보다 8.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증가율은 작년 동기의 11.1%보다 낮은 것으로 전반적인 소비활동이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소비증가율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7%에 그친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면
서 평균소비성향은 작년 동기의 66.5%보다 0.7%포인트 높은 67.2%로 상승,
가계의 저축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소비내역을 보면 외식비 증가율이 17.0%로 작년 동기의 12.2%보다 높아
불황에 따른 가계의 절약의식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교통비는 기아자동차의 파격 세일 등 자동차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
판매와환율상승에 따른 휘발유가 인상 등으로 증가율이 작년의 17.9%에서
25.7%로 높아졌다.

교양오락비의 경우도 단체여행비에 대한 지출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으나
TV, 컴퓨터 등 일부 교양오락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취업준비 등을
위한 교육강습료 등에 대한 지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 결과 지난 3.4분기중 매달 교양오락비 지출규모가 8만6천원으로 작년의
7만5천원보다 14.7%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증가율이 올 1.4분기의 5.2%, 2.4분기 4.5%에서
3.4분기에는 8.2%로 거꾸로 높아지는 등 가계의 지출구조가 불건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2백42만2천원으로 작년보다 7.0%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85년 2.4분기의 6.7%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소득증가율을
기록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