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루크 아흐메드 레가리 파키스탄 대통령이 2일 대법원장과 총리간 불화에
따른 정치적 위기로 인해 사임했다.

레가리 대통령은 이날 사태의 해결을 위해 중재역할을 해온 제한지르
카르마트군 참모총장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을 발표했다.

레가리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자신
에게 지난 94년 사자드 알리 샤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한 조치를 취소하고
선임판사를 차기대법원장에 임명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날 샤 대법원장은 헌법상 의회해산권을 대통령에게 환원
시킨다고 판시했으나 17명의 대법관중 10명은 이에 반발하면서 즉각 이를
번복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정치적 갈등이 고조, 군의 개입가능성이 우려
됐었다.

대통령의 이같은 사임발표는 대통령이 출범 10개월째인 현 정부를 해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은 것으로 파키스탄의 이번 정국혼란은 대법관을
12명에서 17명으로 확대한 것과 관련, 샤리프 총리와 샤 대법원장의 반목
에서 비롯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