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들이 당초발표했던 채용 예정규모
보다 훨씬 적은 인원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 지원의 여파로 내년 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각 기업들이 합격자의 이탈을 감안, 처음부터 채용
예정규모를 부풀려 발표했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주력계열사의 임직원 절반을 감축키로 한 한라그룹
은 당초 3백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2백명만을 뽑고 채용일정을 마감했다.

한라는 감원이 예고된 한라중공업이 일부 병역특례자를 제외하고는 신규
채용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바람에 채용규모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4백50명을 뽑겠다던 한화그룹은 4백20명을 합격시켰으나 40%가량이 합격자
소집에 응하지 않아 실제 입사할 신입사원은 2백60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화는 소요인력이 3백명이었으나 이탈률을 감안, 4백50명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었다고 해명하는 한편 부족한 인력에 대해서는 추가채용을 하지 않고
기존 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4백명 채용예정이라고 밝힌 롯데그룹은 90명이 줄어든 3백10명만을
뽑았으며 쌍용그룹도 당초 예정인원보다 20명이 적은 3백30명을 채용했다.

금호그룹 역시 공채 전형전에는 1백50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1백명만
을 뽑았다.

채용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IMF 긴급자금지원의 여파로 내년 경기위축을
우려한 그룹들이 채용규모를 뒤늦게 축소한데다 극심한 취업난속에 구직자
들의 중복지원 사례가 많아 합격자중 이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일부 그룹의 경우 합격자중 이탈할 인원까지 포함, 외부에
채용예정규모를 부풀려 발표하고 있다며 실제 소요인력만을 채용예정규모로
발표할 것을 기업들에 당부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