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동향

올들어 지난 10월까지의 자동차 수출은 1백3만9천여대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9.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동안 지난해의 전년대비 신장률이 17.8%였던 것에 비하면
그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이나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수출 증가세가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말과 올 연초에
걸쳐 한달 이상 지속됐던 노동법 파동과 7월 이후 4개여월을 끈 기아사태,
그리고 최근의 동남아 통화위기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자동차 수출에서는 증가요인과 감소요인에 민감한게 반응해
시기별로 변동폭이 상당히 컸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노동법 파동이 강타했던 1.4분기는 전년에 비해 무려 13.7%나 줄었다가
엔고의 혜택을 입은 2.4분기에는 34.3%나 오르는등 극심한 등락폭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대체로 선전해 전년에 비해 23~2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차종별로는 승용차와 상용차가 모두 전년보다 9.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내년 전망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이란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우선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을 그 첫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와관련, 현재 각 업체들은 환율상승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수출가격
인하나 선택사양 무료제공과 같은 판촉아이템들을 개발하고 있다.

또 현대의 아토스를 비롯해 대우의 레간자, 기아의 슈마와 같은 신차종이
내년에 대거 투입된다는 점도 수출 신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유럽지역 등을 중심으로 국산차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 경제여건은 그리 밝지는
않으나 세계시장 점유율이 아직은 미미한 단계인 국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상승 요인등을 감안할 때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12~13% 늘어나 1백45만~1백50만대 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업체별 전략

<> 현대자동차 =아토스와 스타렉스등 신차종을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투입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현대는 아토스의 경우 이달부터 유럽 일부지역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내년 1월부터는 북미지역을 제외한 유럽과 중남미 등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형근 현대자동차 수출담당이사는 "아토스가 선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RV(레저용 차량)개념의 차인 만큼 유럽지역을 중점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내년에 아토스를 3만대가량 수출한 뒤 수출 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는 또 그동안 내수판매의 호조로 수출에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스타렉스도 내년부터 유럽과 중남미 지역등에 수출을 시작한다.

이와함께 내년 4월 시판될 예정인 쏘나타 후속모델 "EF"(프로젝트명)에
대해서도 하반기부터 북미지역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는 이를통해 내년에 57만대 가량을 수출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는 특히 환율상승의 메리트를 수출 증가에 직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판촉 강화방안을 검토중이다.

<> 대우자동차 =미국시장에 레간자등 3개 신차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출시키는냐가 최대 관건이다.

대우는 레간자를 위주로 내년봄에 누비라 라노스 등 3개 차종을 동시 투입,
미국시장에서도 신차바람을 일으킨다는 포석이다.

일단 첫해인 내년에는 3만~5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대우는 이를 위해 미국을 서부 남부 북부 중부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직판체제를 구축하고 광고도 권역별로 지역특성에 맞게 차별화하는 등
국내업체로서는 획기적인 현지 판매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또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존의 저가 공세에서 벗어나 품질로 승부를 걸어
제값을 받는 "밸류 마케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는 이를통해 내년에 올해보다 20% 늘어난 45만대 내외의 수출실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신형 경차 M-100도 하반기에 수출대열에 가세할 경우 최고 30%까지
수출증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기아자동차 =9개 신차종 동시발표를 발판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신차종을
대거 투입, 지난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특히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RV 부문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정통 미니밴 "카니발"은 물론 중형 왜건 "파크타운", 컨버터블형인
"스포티지 2도어"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날렵한 스타일의 스포츠형 세단인 "슈마"를 통해 유럽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아는 이와함께 미국시장에서도 딜러망 확충등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