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등 5대 그룹의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시험이 오는 30일
각 그룹별로 치러진다.

올 공채시험은 어느해보다 취업난이 극심하고 내년도 경기마저 위축될
것이 분명한데다 이미 전형을 마친 그룹들이 같은날 예비소집이나 신체검사를
이유로 합격자들을 소집하기 때문에 결시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재계와 채용정보업계에 따르면 3천2백명을 뽑는 현대그룹은 서울
계동 그룹사옥에서 서류전형 합격자 5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무 과장들이
지원자의 수험표와 이름만을 알고 면접을 보는 "블라인드 면접"과 한자
테스트를 실시한다.

현대는 영남권 지원자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집결시켜 화상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2천6백명을 선발하는 삼성그룹은 전체 지원자 5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중동고 등 전국 34개 고사장에서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원자 2만5천명중 4천명을 서류전형에서 합격시킨 LG그룹은 서울 홍익대
인문관에서 종합적성검사를 실시하고 토익성적표를 제출하지 않은 지원자에
한해 토익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대우그룹은 서울 인창중.고와 성동고에서 서류전형 합격자 3천5백명을
대상으로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선경그룹은 서울 대광중학교에서 6백30명을
대상으로 인성.적성검사와 영어시험의 일종인 G 텔프시험을 칠 예정이다.

이밖에 효성그룹과 아남그룹이 각각 면접과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공기업
으로서는 유일하게 한국중공업이 토익과 인성.적성검사를 치를 계획이다.

금융기관은 이미 채용일정이 마무리돼 이날 공채시험을 치르는 곳은 없다.

한편 쌍용, 한화, 코오롱은 이날 합격자를 소집할 예정이며 롯데, 금호,
두산, 대림은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등 합격자들이 5대 그룹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원천봉쇄"할 방침이다.

채용전문가들은 "예년의 경우 결시율이 20 30%에 이르렀으나 내년 경기
위축으로 반드시 올해 취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학가에 형성돼있기
때문에 타 그룹 합격자가 적게 응시해 전체 결시율이 5~10%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