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화점들이 과열경쟁을 자제키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백화점마다
앞다투어 벌이는 사은품행사가 이익을 늘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백화점 사은행사는 올들어 불황이 심화되면서 한달이 멀다하고 벌어져
대표적인 출혈경쟁의 하나로 떠올랐다.

L백화점은 최신기종 핸드폰등을 내건 사은행사를 이달 중순 10일간 열었다.

이 백화점이 핸드폰 진공청소기 냄비세트 면기세트등 4가지 사은품을
준비하는데 든 비용은 모두 55억원정도.

신규점을 제외하고 서울시내 5개 점포에서 행사기간에 올린 매출은 모두
1천3백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36.6%나 늘어났다.

외형불리기에는 일단 성공한것으로 보이지만 이익을 따져보면 ''낙제''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백화점의 평균 경상이익은 3%선.

사은행사 비용을 경상이익에서 까먹는 금액으로 보면 매출액은 결국
행사를 치르는 비용의 33배를 넘어야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백화점의 경우 행사비용(55억원)의 33배, 즉 1천8백15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본전치기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0일간 사은행사를 열었던 N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백화점은 사은품인 퀄컴핸드폰 1만대를 대당 2만원에 구입, 2억원을
썼다.

이때 핸드폰을 사은품으로 받은 손님들이 대략 50만원정도를 지출, 매출은
50억원정도가 늘었다.

이 백화점의 평균 경상이익이 3.3%이므로 비용의 30배이상 매출을 올려야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비용의 30배인 60억원은 올려야 하는데 실제매출은 50억원에 불과,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백화점에는 손실을, 소비자엔 이익과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사은행사가
업체들의 합의대로 연간 1~2회로 줄어들지 주목거리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