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후보등록일인 26일새벽 둘째형인 성제씨의
논현동 집을 찾아 고향 논산에서 상경한 모친 김화영(81) 여사에게 큰
절을 올리며 출마 각오를 전했다.

이후보는 이어 효창공원 백범묘소를 참배한뒤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출정식과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과 포부를 피력했다.

이후보는 회견에서 "이 땅에 정치혁명이 반드시 성취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 요구이자 시대의 요청이라고 본다"며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21세기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열기위해 반드시 정치의
명예혁명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30여년이나 묵은 낡은 틀을 깨지않고는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문은 우리 앞에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고난의 역정을 국민이 합심해
극복하는데는 국민의 가슴속에 높은 애국심이 솟구쳐야 하며 따라서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만이 국민 가슴에 애국심의 불길을 지필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보는 특히 국가경제가 부도가 난 지금에도 다른 정당들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금권정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겨냥,"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세력들이 과거와
똑같은 케케묵은 수법으로 또다시 정권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전직총재인 대통령을 공격하고 당의 간판만 고쳐달고는 자기들은 이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한보사태이후 증폭된 위기속에서도 갈데까지 가보자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왔으며 더구나 한보사태로 검찰청과 교도소를
들락거린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아직도 한나라당에 숨어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대선자금의 원죄를 규탄했던 일부 정치인들이 지금 더 큰 원죄를 짓고
있으며 구시대적 금권정치에 의존하고 있는 세력들은 지금이라도 내핍형
준법선거운동 대열에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 있다.

이후보가 대선자금의 원죄를 스스로 완전히 차단한다는 뜻에서 사후에
보고해 감시를 받는게 아니라 선거과정에서 공선협 등 민간기구의 감시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그는 후보등록후 첫 공식일정으로 경제살리기 범국민운동추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했다.

이후보는 범추위를 대선유세 일정에 맞춰 병행 가동, 의병운동본부
신국채보상운동본부 시민어머니운동본부 경제난국타개본부 등 4개
본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경제살리기 캠페인에 나서면서 신당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후보는 이날낮 국립묘지를 참배, 대선에 임하는 결연한 의지를 다진뒤
서울 청진동 해장국집에서 택시기사와 점심을 함께하며 대국민 직접 접촉
행보를 계속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