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광주시의 경제계에는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아시아자동차의 부도로 밀어닥친 지역경제의 위기상황과 IMF기금
지원요청 등으로 나라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룹사 발족식이란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서울로 올라가기만 하는 풍조가 만연한 가운데
지방에서 그룹현판식을 가진 화제의 주인공은 건설사 등 9개 계열사로
구성된 송촌그룹.

지난 18일 송촌그룹이란 이름을 재계명부에 새로 등재한 양회천(50)
회장은 "지역민과 함께 21세기를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광주시에서 그룹을 출범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촌그룹을 이끌고 있는 양회장은 대신그룹 창업주인 양재봉(73) 회장의
장남으로 부자가 각각 그룹사의 회장으로서 현역에서 일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양회장이 송촌그룹을 발족하게된 것은 지난 86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영역을 넓혀온 것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양회장은 지난 76년 세방전지에 근무하면서 사업감각을 익혔고 86년
한창무역을 설립.운영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그는 대신전기(주), 송촌물산(주), 대신필립스 자동차조명(주),
(주)송촌산업 등 6개 회사를 운영해왔다.

지난 94년에는 수출 1천만불탑과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과거 대주건설에서 (주)송산으로
바뀐 법인을 인수하면서 송촌건설(주)로 상호를 변경해 그룹체계를 갖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송촌그룹은 양회장이 그동안 운영해온 6개 회사외에 이번에 인수한
송촌건설, 광주방송, 송촌엔지니어링 등 9개 회사로 구성됐다.

또 그룹의 주력업종은 건설관련업과 제조업, 방송통신업 등 3대 영역으로
직원 1천여명, 자산규모는 3천여억원이다.

양회장은 송천그룹의 출범식을 광주에서 가지게 된 계기를 "이번에
인수한 송촌건설이 송촌그룹의 주력사로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그룹이 되고자
하는 바람"때문이라고 밝혔다.

송촌그룹은 98년에 총 3천5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계획이다.

인간존중 기술개발 공존공영을 경영이념으로 한 송촌그룹은 내실있는
경영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일궈나간다는 꿈을 간직하고 출발선을
이제막 벗어났다.

< 광주 = 최수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