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첩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과 안기부는 24일 고정간첩 서울대 고영
복(69.구속)명예교수가 검거되기 직전 고씨에게 전화로 북경도피를 지시한
고첩망이 북한의 고위급 대남공작 책임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통화
내역 및 발신지 조회등을 통해 정밀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과 안기부는 또 고정간첩 심정웅(심정웅.55.구속)이 지하 가족당을
구성한 점을 중시,심의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고첩망이 통상 점조직으로 형성돼 있고 공안 관계자
들중에서도 고교수와 직파간첩 최정남(35)의 연계 사실을 아는 인사들이 극
히 일부였다는 점을 감안할때 지난1일 검거 직전 고에게 전화로 도피지시
를 한 다른 고첩망은 남한내 고첩 활동을 총괄할 정도의 고위 책임자일 가
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심정웅이 가족 지하당을 구축한 만큼 이미 구속된 숙모
김유순(55)과 6촌동생 재훈(51)외의 다른 가족들과 심의 주변 인물들을 상
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기부는 심정웅의 친동생 재만(51)를 국가보안법 위반(불고지)혐의로 검
찰에 불구속 송치한데 이어 심씨의 6촌형 재대(62)씨를 소환,밀입북및 대남
공작 협력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공안당국은 이와함께 직파 간첩들이 포섭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된 정
계.학계.법조계.재야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계 혐의도 추적하
고 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