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과 청와대에서 들려오는 "루머"에 따라 주가가 하루종일 춤을 췄다.

19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경제부총리가 바뀌고 이날 오후 발표할
예정이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새 부총리 취임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폭락세로 시작했다.

수능시험으로 30분 늦은 10시에 개장된뒤 30분만에 11포인트나 폭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개혁관련법을 이번 국회회기안에 처리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며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급기야 후장들어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관련 "긴급담화"를 저녁 6시에
발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면 청와대가 담화발표에 대해 공식부인,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임창렬 신임 경제부총리가 안정대책을 20일 오후 5시에 발표하겠다는 말을
번복, 이날 오후 5시15분에 내놓겠다고 예고하며 주가는 크게 올랐다.

결국 7.93포인트나 오르며 3일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주가가 내리오름끝에 상승세로 끝난 것은 "실명제 보완대책이 이번
안정대책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실명제를 전면적으로 유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장기무기명채권 발행은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이번 대책의 주요내용중 하나인 예금자보호기금의 재원확충을 위해 무기명
장기채가 합리적인 정책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장롱속으로 숨은 "지하자금"을 양성화시켜 부실화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도
정리하고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난도 해소할수 있는 다목적
효과를 낼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