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과시장은 15%정도 외형적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제과등 주요 제과회사들의 매출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제과시장은
1조8천억원규모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1조5천5백억원에 비해 상당한 신장세를 이룩한 셈이다.

롯데 해태 동양 크라운등 이른바 제과 빅4외에 국내에는 1천4백여개가
제과업체로 분류돼 있다.

상위 4~5개사가 전체 제과시장의 85%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과자산업이 막대한 시설투자가 요구되는 장치산업인데다 거미줄같은
유통망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용이하지않기 때문이다.

식품은 원래 경기를 덜 타는 업종이지만 과자회사들 역시 최근 몇년간
불황의 터널을 잘 견뎌왔다.

해태제과가 최근 부도의 수렁으로 떨어져 제과업계에 충격을 던졌지만
그것은 해태제과가 장사를 못해서가 아니다.

해태제과는 그룹의 모기업으로 다른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서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만 본다면 꾸준한 매출증가와 순이익을 내온 견실한 기업이다.

제과업체의 꾸준한 성장은 양적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린이인구 감소, 다이어트바람등으로 양적으로 소비되는 과자는 기껏해야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대신 제품들이 고급화 기능화되면서 값도 올라가 전체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제과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수요에
민첩하게 대응, 최근 몇년간의 불황을 극복하고있다는 분석이다.

활발한 신제품개발, 포장의 과감한 변화등을 예로 들수 있다.

전체적인 제품개발추세를 본다면 올해도 여전히 건강바람이 거셌다.

다이어트컨셉에 맞는 저염 저지방 저칼로리 무설탕을 표방한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롯데의 프리미엄, 해태의 아이비, 동양의 베이직, 크라운의 참크래커는
밋밋한 맛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유때문에 10~20대 젊은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DHA 칼슘 프로폴리스등 건강물질을 첨가한 기능성 제품들도 인기몰이를
계속했다.

과자 소비자층이 초등학교이하 어린이들에서 10~20대 또는 그 이상으로
옮겨가고 이에 대응하는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올해의 두드러진
추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신제품간의 경쟁격화로 올해는 롯데의 제크, 동양의 초코파이,
해태의 맛동산같이 한달 매출이 20억원대를 훌쩍 넘는 대형 히트제품이
나오지 못했다.

대신 롯데의 칙촉이 한달 평균 17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비롯해
동양의 초코칩, 해태의 칩스칩스등 고급 쿠키류가 각 사별로 월매출
10억원대의 호조를 보였다.

제과회사들은 내년에도 외부적 경영여건이 좋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각 사에서는 내년에도 세련된 브랜드, 눈길을 끄는
포장등 신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하이터치제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