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피카소 미공개 작품전"에는 개막일부터
관람객들이 쇄도, 모두 1만5천여명이 다녀가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새사옥 준공을 기념,마련한 이번 전시회에는
준공리셉션에 참가한 대선주자등 2천여명의 정.재계 인사가 모두 관람한
것을 시작으로 각계각층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첫날 전시장을 둘러본 이두식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 "피카소의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 걸작중의 걸작"이라고 평가, 일찍이 성공이 예견됐던 이번
특별전은 특히 미술교육의 산 교육장으로 훌륭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소재 30여개 중.고교가 피카소전을 학생들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업시간을 할애, 단체로 관람했고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도 단체 또는 그룹을 지어 전시장을 찾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한번의 터치로 능숙하게 그려내려 간 피카소의 놀라운 드로잉
솜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뒤 하나같이 "드로잉의 살아있는 교과서를 본
느낌"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부들로 구성된 문화센터 수강생들도 대거 단체관람을 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은평구청 문화센터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있는 주부 이분자씨는
"피카소가 너무 유명한 작가라 그동안 한두점의 작품을 보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대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다시는 볼수 없을
것같아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이밖에 새사옥 준공과 함께 본사가 마련한 취업박람회등에 참가했던
예비직장인들도 대부분 전시를 관람했는데 이들에게는 특별할인 혜택을
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또 평일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휴일을 맞아 가족단위 관람객들과 연인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유료입장권이 평일의 3배나 팔려
나갔다.

전시장옆에서 상영된 피카소의 일대기를 담은 비디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피카소의 일생을 2시간으로 압축해 보여준 이 비디오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이번 피카소전에서 단연 화제가 됐던 코너는 뭐니뭐니 해도 피카소의
에로티시즘을 한눈에 보여준 "에로틱 존".

성인관람객들에게만 개방됐던 에로틱존은 여러 작품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끌었다.

피카소의 수준높은 역작들을 둘러본 많은 관람객들은 "근래에 보기드문
좋은 기획전"이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한국경제신문이 최고 경제신문의
위상에 걸맞게 훌륭한 문화사업을 펼쳐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