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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지하철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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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역에 역장은 몇명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시민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장"은 한명인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지하철역에는 역장이 2명이상인 곳이 14군데나 된다.

    3명씩이나 있는 곳도 있다.

    노선별로 운영주체가 달라 철도청, 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에서 각각
    역장을 두고 있어서다.

    그러나 관리책임자인 역장님이 많은데도 지하철 사고는 날로 늘어만간다.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지하철이 또 고장나 시민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툭하면 불이나고 차량이 선로 밖으로 삐져나오기도 한다.

    전동차끼리 부딪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발생한다.

    도대체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물론 사고는 언제나 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지하철 사고는 빈번히 일어난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항변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한국의 지하철 사고는 그 빈도가 너무 잦고 그것도 일어나지
    않아도 될게 대부분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12일 발생한 전동차 탈선사고가 대표적 예다.

    승객을 꽉 채우고 달리던 전동차에서 연기가 난다면 당장 차를 세워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40분이나 그냥 달렸다.

    "가끔 이런 일이 있기 때문"이었단다.

    힘에 겨운 전동차는 이래서 탈선했다.

    이뿐 아니다.

    기관사가 졸다가 역을 지나치기도 하는 게 한국의 지하철이다.

    아무런 제동장치없이 후진하다가 충돌해 탈선하는 기가막힌 일도 일어난다.

    이정도면 지하철사고는 천재가 아니라 인재임이 분명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서울의 지하철에도 들어맞는
    것일까.

    시민들은 지하철 요금이 계속 오르는데도 사고가 빈발하는데 화가 나있다.

    지하철 요금을 안전관리나 시설보수보다는 안전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쓰지 않나 해서다.

    김재창 < 사회1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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