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루트패션"에 관심이 쏠리는 계절이다.

리크루트 패션이란 취업의 마지막 관문이 될 면접시험에 입고 나갈 옷차림
을 뜻하는 서양용어다.

입사시험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상대방에게 적극적
이고 긍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패션"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리크루트 패션에 정답은 없다.

대그룹은 물론 중소기업의 채용담당자까지 한결같이 "상식선을 벗어나지
않는 단정하고 깨끗한 느낌의 정장이면 무난하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리크루트 패션은 무엇을 입어야 한다기 보다는 어떤 옷은 피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는게 옳겠다.

자신의 개성과 "끼"를 선보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조직인으로서의 화합과
품위를 해치는 "튀는" 복장은 피하는게 좋다는 얘기다.

현대그룹은 최근 입사지원안내서를 통해 "면접시 옷차림 요령"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 남성 =감색이나 검은색 정장이 무난하다.

어두운 회색도 안정감을 주기에 괜찮은 편이다.

줄무늬가 지나치게 뚜렷한 체크무늬는 저항감을 줄 우려도 있지만 검은
계열 색상의 연한 줄무늬정도는 무난하다.

아래 위의 색상이 다른 콤비스타일은 최근 피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헐렁한 박스타입 양복이나 소매를 접어입는 캐주얼타입의 재킷은
피하는 것이 좋고 더블버튼 타입도 환영받는 편은 아니다.

넥타이핀이나 커프스버튼(양복소매의 단추) 같은 액세서리도 순수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점에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구두는 검정색이 무난한 편이다.

<> 여성 =검정 자주 감색 투피스에 베이지색 블라우스를 받쳐입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질 정도로 무난하다.

원피스도 괜찮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색상에 조심하라는 것이다.

디자인은 단순한 것이 좋고 레이스나 자수장식이 요란한 옷은 금물이다.

짙은 화장을 비롯 요란한 색상의 스타킹이나 매니큐어, 과장스러운
액세서리 등도 피하는게 바람직하다.

구두는 검정색 하이힐이 상식이나 굽이 너무 높은 것은 좋지 않다.

면접은 여성적인 매력을 표현하기 보다는 유능한 직업인이 될 소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런 기본가정에서 자신을 가꾸는 여성이라는 인식을 주는 것도 면접시
고려해야 할 항목이다.

현대그룹 인사팀 김완구 차장은 "리크루트 패션이란 반드시 면접용 옷차림
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단정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는 전형적인 정장차림
을 뜻한다"며 "신세대들의 추세에 맞추어 앞으로는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면접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