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에 상장된 한국기업의 주식예탁증서(DR)에 대한 해지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신용도가 하락으로 DR의 환금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전 산업은행 등이 미국에서 발행한 양키본드의 스프레드도 2~3개월새
3%(3백bp)가량 올라가는 등 해외에서의 한국물에 대한 신용추락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12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동안 해지돼 국내 원주로 교환된
DR는 51건 3백73만58주로 96년 한해동안 DR 해지실적(1백65만7천6백36주)의
2배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DR 해지는 주가가 본격적인 하락국면으로 들어섰던 8월부터
폭주해 이달에도 11일 현재 32건 2백80여만주가 해지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해지된 DR는 11일 현재 9백59만3천5백15주로 지난해의
5.8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DR를 해지하고 원주를 취득하는 것은 기아사태이후
DR프리미엄이 급락해 팔고 싶어도 팔지못하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LG증권 김익진 국제금융팀장은 "SK텔레콤 ADR의 원주대비 프리미엄이
두세달전 80%에서 27%로 낮아졌고 거래도 거의 안돼 환금성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미국에서 발행된 산업은행과 한전양키본드의 스프레드도 최근
미재무성증권(TB) 금리에서 3백80~400bp로 벌어졌다.

이들 채권은 상반기에는 스프레드가 100bp내에서 움직이던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 연구원은 "한국물에 대한 신용추락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며 "이같은 불안심리를 진정시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