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소규모 은행들이 부도설에 휘말리면서 10일 예금 인출사태가
벌어졌다.

관련 은행의 하나인 아시아국제은행(IBA) 창구에는 이날 많은 사람들이
예금을 찾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국(HKMA)은 "일부 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3개 발권은행인 뱅크옵차이나, 스탠더드차터드뱅크, 홍콩뱅크도
이날 이례적인 공동성명을 통해 "홍콩 은행 제도는 탄탄하며 소문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성명은 IBA 각 본지점에 예금 인출자들이 장사진을 치기 시작한 뒤에
나왔다.

IBA 은행 주가는 이날 13% 떨어져 2.90홍콩달러에 폐장됐다.

공동 성명은 또 "최근 동남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홍콩은행계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평가를상기시켰다.

1993년 상장된 IBA는 아랍뱅킹(ABC)의 자회사로 차이나 에버브라이트그룹이
2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IBA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은행의 지준금이 고갈됐다는 소문을 부인
하면서 그러나 인출이 평시보다 많아졌음을 인정했다.

마이크 머라드 IBA 부회장은 "인출은 평소보다는 늘어난 것이나 대단챦은
것이어서 정확한 숫자마저 집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IBA의 지준비율은 32%로 7억7천7백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바레인에 모회사를 두고 있는 IBA의 자본금은 6월말 현재 36억달러이다.

머라드 부회장은 IBA의 28개 지점들이 평소와 같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ABC와 차이나에버브라이트그룹은 IBA에 긴급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HKMA의 한 간부는 홍콩 금융계가 건실하며 상반기중 실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홍콩 달러가 투기꾼들의 추가 공격대상이 될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은행간 금리가 치솟는 바람에 시작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