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2일자) 공개행정만이 해결책이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도시 건설예정인 경기도 파주 교하지역에 부동산투기를 한 혐의로
    조사받고있는 공무원 수가 수백명이나 된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다.

    망국병인 부동산투기를 단속해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조장하고
    있다는 소문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며, 그동안 여러차례 문제도 됐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적발된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노와 개탄을 되풀이 하기에 앞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
    투기를 뿌리뽑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먼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정책을 바꿔 시장자율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행정규제가 너무 많고 2중3중의 규제로 비효율적이라는
    원망은 그야말로 해묵은 얘기지만 조금도 개선되는 기색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가용토지가 적고 더구나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는 현실에서 섣불리 규제완화를 시도하다가는 큰
    혼란을 불러오기 쉽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린벨트 환경영향평가 등 큰 정책적인 틀은 당분간 유지하더라도
    구청 등 일선 행정기관에서 지엽말단까지 개입하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현실은 하루빨리 개혁돼야 한다.

    둘째로 공무원의 행정정보 독점을 타파하고 밀실행정을 공개행정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번 파주 교하지역의 부동산 투기도 용인지역과 마찬가지로 택지개발예정
    지구 지정과 관련한 개발정보가 미리 새나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설교통부 등 관계당국은 정보누설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를 비롯 내무부 국방부 농림부 환경부 산림청 철도청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 토지개발공사 지방의회 등 여러 관계기관들과
    협의해야 하며 협의기간도 평균 1년정도 걸려 처음부터 보안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많은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일을 90년대 이전처럼
    협의없이 전격적으로 밀어 붙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유일한 해결방법은 개발정보를 공개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럼하되 개발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할 때부터 예정지구를 발표하고 협의를
    거쳐 확정되면 과거 발표시점의 싯가를 기준으로 토지를 수용하면 된다.

    지금처럼 택지개발 예정지구가 지정된 시점의 싯가로 토지를 수용하면
    이미 땅값은 오를대로 오른 뒤이고,미등기전매 등으로 투기단속및 개발이익
    환수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과거처럼 개발도 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사유재산처분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일정기간안에 예정지구 지정여부를 확정해야 하며 이기간중에
    토지거래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이같은 방식은 택지개발 뿐만아니라 모든 개발게획에 확대적용돼야 하며
    그래야 부동산투기를 원천봉쇄하고 아울러 정보독점의 폐단을 막아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공개행정이 이루어질수 있다.

    관계당국은 규제와 독점은 비리를 낳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결승선에서 깨달은 투자법

      2023년 말, 직장 동료가 들려준 달리기의 즐거움에 매료돼 러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숨이 가쁘고 쉽게 지쳤지만, 새벽과 주말을 활용해 조금씩 거리를 늘려갔다. 꾸준히 달리다 보니 작년에는 하프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의 성취감은 컸다.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노력의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첫 도전이었기에 목표는 그저 완주였다. 동료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준 덕분에 여유 있게 몸을 풀고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초반 워밍업이 끝나자 자신감도 붙었다. 새로 산 경량 러닝화 덕분인지, 대회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몸도 가볍게 느껴졌다. 문득 어쩌면 2시간 안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마저 들었다. 계획보다 조금은 빨리 달려도 괜찮을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페이스를 올려가던 중 17㎞ 지점을 지난 오르막길에서 급격히 체력이 소진됐다. 황급히 에너지 젤을 먹고 이온 음료도 마셔봤지만 한번 떨어진 페이스는 다시 올라가지 않았다. 곧 가벼운 조깅 속도마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어찌어찌 버티면서 결승선까지는 간신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제야 수많은 달리기 선배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초반 스퍼트의 위험성과 꾸준한 페이스 유지의 중요성을.최근 많은 투자자가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끼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다급해지고, 급등장을 보고 있노라면 빠르게 부자가 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레버리지를 활용하면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이럴 때일수록 &lsq

    2. 2

      [강경주의 테크 인사이드] 중국이 전인대에서 BCI 언급한 이유

      “딸을 한 번이라도 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입니다.”‘Isn’t she lovely’라는 명곡을 작사·작곡한 스티비 원더는 시각장애인이다. 임신 35주 만에 태어난 조산아였던 그는 신생아 집중치료를 받던 중 간호사의 실수로 인큐베이터에 산소가 과다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해 시력을 잃고 만다. 병명은 미숙아 망막병증. 눈이 덜 자란 상태에서 과도한 산소 치료를 받다가 망막이 손상된 경우다. BCI, 산업 패권 좌우한다스티비 원더는 시력을 잃었지만 탁월한 음악성을 발휘하면서 어릴 때부터 음악 천재라는 얘기를 들었다. 마이클 잭슨을 배출한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음악 음반사 모타운 레코즈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영입했을 때 스티비 원더의 나이는 불과 11세. 앞을 볼 수 없던 천재 소년은 모타운 소속으로 음악 활동을 하다가 작곡가인 시리타 라이트를 만나 첫눈에 반했고, 20세가 되자마자 결혼식을 올렸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75년 딸 아이샤 모리스를 품에 안았지만 스티비 원더는 딸을 볼 수 없었다.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마음을 담아 곡을 썼고 딸의 얼굴을 수없이 머릿속에 그렸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Isn’t she lovely’는 이렇게 탄생했다.과거엔 스티비 원더의 꿈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생각만으로 컴퓨터, 로봇을 다루고 시각장애인이 앞을 보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시대가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BCI는 뇌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외부 장치를 제어하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BCI 기업 뉴럴링크는 ‘블라인드사이트’ &lsquo

    3. 3

      [백광엽 칼럼] 노조 권력의 연전연승을 보는 불안감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이상과 질서를 좋은 쪽으로 정의하면 ‘노동자 직접 민주주의’다. 레닌은 주저 <국가와 혁명>에서 미래 이상사회의 모습으로 ‘노동자 공동체’를 제시했다. ‘생산 과정에 대한 노동자의 민주적 통제’를 강조했다.하지만 세계 첫 ‘노동자 계급 혁명’은 기대를 배반했다. 노동자 평의회(소비에트)가 권력을 분점한 체제는 혼란과 야만으로 치달았다. 소련 최종 붕괴(1999년)는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이 작동 불가능하다는 분명한 증좌다. 유럽 사회민주주의가 ‘노동 계급의 지배’를 포기하고 노사정위원회 같은 사회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급선회한 이유다.그렇게 막을 내린 ‘생산 과정에 대한 노동의 통제’ 시도가 이즈음 한국에서 부활 중이다. 거대 노조의 ‘소원 수리’가 그대로 입법화하는 일이 잦다. 노동이사제, 주 52시간 강제법 등이 그런 사례다.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노동권 과보호 입법인 노란봉투법도 발효됐다. 이제 원청 경영자는 하청 근로자와 단체협상을 하고, 불법 쟁의로 입은 손실도 상당 부분 떠안아야 할 판이다. 특정 사업을 접거나 첨단 설비 반입을 결단할 때도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된다.한국 노동 권력의 지배 권력화는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노동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주류”라고 SNS에 올린 게 2020년 5월로 벌써 6년 전 일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은 그해 3~6월에만 대통령, 총리, 서울시장, 경제부총리,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부 장관, 금융위원장과 회동했다.엊그제 한국노총 80주년 기념식 분위기도 막강한 노동 권력의 현주소를 확인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