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구분없는 젠더리스룩이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한 올 겨울.

캐주얼은 물론 남성 정장에서도 여성적인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같은 흐름이 잘 나타나는 의상은 재킷과 사파리등.

각진 어깨와 직사각형 실루엣으로 대표되던 남성적인 느낌을 벗어나
부드러운 어깨선과 허리를 약간 넣은 피트된 선이 부드러운 맛을 낸다.

신원 모두스비벤디 양홍렬 디자인팀장은 "올겨울 남성복 디자인의 포인트는
기본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가미한 균형감각에
있다"며 어깨패드같은 딱딱한 부자재를 최소화하고 허리선을 약간 넣고
길이를 늘리는 것을 주된 표현방식으로 꼽았다.

롱재킷의 경우 길이가 엉덩이 바로 아래부터 허벅지까지 다양하며
캐시미어 혼방의 고급모직이나 스트레치혼방의 탄력있는 소재로 몸에 살짝
붙는 것이 특징.

여밈은 더블버튼보다 싱글버튼이 압도적으로 많다.

단순하고 깔끔한 단추 한개 스타일에서 클래식한 분위기의 다섯단추까지
다양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세단추.

여밈부분을 겹으로 만들어 단추는 속단에서 채우고 겉은 매끈하게 처리한
스타일도 있다.

사파리는 원래 야외용캐주얼로 출발했고 밀리터리룩의 단골품목으로
터프한 느낌이 강하지만 최근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든 제품이 많이 나와
"세미정장"으로 애용되고 있다.

전체를 모직으로 만든 것은 물론 모직 몸판에 소매나 칼라 주머니를
니트와 가죽으로 처리한 제품도 나왔다.

가늘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표현하는 데는 소재도 큰 몫을 한다.

모직이 주종이지만 질감변화를 위해 비스코스 레이온 나일론 폴리에스터
혼방도 있다.

비싼 캐시미어혼방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

트위드와 헤링본처럼 톡톡한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는 보다 얇고
가벼워졌다.

올 추동여성복의 유행소재인 벨벳은 칼라나 주머니에 가끔 쓰였다.

색상은 다양한 톤의 회색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간색조의 베이지
갈색과 올리브색 파랑색도 눈길을 끈다.

재킷의 이너웨어로 일반적인 것은 흰색셔츠지만 보다 개성있는 재킷이나
사파리 차림을 연출하려면 화려한 색상의 니트터틀넥이나 원색적인 체크무늬
셔츠를 고른다.

이때 하의는 좁고 가는 검정색 바지나 전통적인 체크무늬 바지가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