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와 이한동 대표, 김윤환 박찬종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등
신한국당 핵심 수뇌부가 참석하는 "5자 회동"이 빠르면 1일께 열릴 전망이다.

특히 이날 회동은 야권이 "DJP연대"를 이루고 여기에 박태준 전포철회장이
가세, 어느때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정치권
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DJP 연대"가 대선에 미칠 파괴력, "반DJP연대" 추진과
잇단 탈당사태, 당내의 내각제 음모론, 당정체성 문제, 김영삼 대통령과의
차별화 등 여권의 안고 있는 갈등요소들과 총체적인 위기감이 여과없이
표출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화의모색 등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대표와 세 선대위원장들은 주류와 비주류가 서로 비방하고 명예
총재인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갈등을 빚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당과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지도부내의 현격한 견해차를 감안하면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행보를 위한 명분축적용 "요식행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회의 의제가 뻔하고 회담 당사자들의 시각차가 워낙 큰데다 "이회창 불가론"
을 주장하고 있는 비주류측에서 적극적으로 회동을 추진하고 주류측으로서는
마지못해 응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총재의 용퇴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박찬종 김덕룡 위원장과 이를
일축하려는 이총재, 대선이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김윤환 위원장,
이총재에 대한 중도적 비판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대표 등이 합의점을 도출
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이날 회동이 주류측과 비주류측이 팽팽한 의견대립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끝날 경우 후보교체론을 둘러싸고 격심한 내분을 겪고 있는 여권이
결정적인 분열의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