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시장이 사상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교환기 전송장비 단말기 등 통신망 구성의 핵심요소인 통신장비 국내시장은
신규서비스사업자의 대거 등장과 투자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 사업자들이 대항 투자를 늘리고 있고 국가사업인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이 진행되면서 광통신관련 장비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통신장비시장의 바로미터인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시스템투자수요는 올해
5조8천여억원.

매년 5조~6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져 오는 2001년까지 5년동안 총
29조7천억원 상당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고속망서비스제공을 위한 사업자의 투자수요 또한 97년 4천억원 규모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같은 기간동안 총 7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통신장비시장의 성장 견인차로는 바로 무선통신서비스 사업자가
꼽힌다.

이동전화사업에 이어 지난해 허가된 3개 PCS(개인휴대통신) 및 TRS(주파수
공용통신) 시티폰(보행자전용휴대전화) 무선호출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막대한 투자를 진행시키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IMT-2000(차세대이동통신), GMPCS(위성휴대통신) 등 첨단
서비스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어 무선통신장비가 국내 통신시장의 주류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같은 무선통신서비스의 시스템 투자수요는 지난해 1조2천9백억원 규모
에서 5년뒤인 2001년에는 2조4천억원 규모로 2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장비 시장은 지난해 신규서비스 사업자의 사업준비에 따라
1조2천8백억원의 투자가 일어 전년대비 1백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에는 1백50% 가까운 성장률로 3조2천3백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된다.

무선통신장비시장은 지난해에는 이동전화가 주도한 반면 올해부터는 PCS가
투자수요의 1위부문으로 올라섰고 2000년께부터는 IMT-2000이나 GMPCS가
주도적 부문이 될 전망이다.

무선통신장비에서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품목은 단말기시장.

무선단말기시장은 올해 2조4천억원대에서 연평균 23.8%의 성장률을 보여
2001년 4조3천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기간동안 무선통신 단말기시장은 총 16조5천6백억원대의 엄청난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돼 단말기제조업체들의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유선통신장비부문은 성장속도에서는 무선통신장비에 비해 뒤지나 아직도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투자의 덩치 또한 무선통신시스템에
비해 크다.

유선통신장비시장은 무엇보다 99년초부터 상용서비스에 나서는 제2시내전화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신규투자에다 한국통신의 대응투자, 그리고 범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 등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예측된다.

이에따라 시내 시외 국제전화 및 회선임대사업등으로 구성된 유선통신장비
시장은 지난해 2조원대에서 올해 2조2천4백억원규모로 11.5% 늘어날 전망
이다.

특히 1백년의 전화역사에서 경쟁시대를 맞게되는 시내전화부문은 올해
1조4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한뒤 전체 유선통신의 성장률을 넘어선 연평균
15.1%의 고성장을 기록, 유선부문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장비에서는 지난 96년까지 광케이블 등 선로설비에 이어 두번째로
시장이 컸던 교환부문이 전화가입자 2천만명돌파등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올해부터는 오히려 전송부문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처질 전망이다.

전송부문의 성장은 통신의 주류가 최근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위한 광통신
으로 추세가 바뀌면서 광전송장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때문으로 분석
된다.

이같은 통신서비스분야의 투자로 가장 신이 난 쪽은 통신장비업체들.

통신장비업체들의 호황에 따라 서비스쪽의 일부 업체 사이에서는 "곰은
재주가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최대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은 올해 상반기중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중 총
4조2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LG정보통신은 지난해보다 1백% 늘어난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대우통신은 통신부문에서 2백%이상 늘어난 7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도 통신부문에서만 지난해보다 2백50%이상이 늘어난 6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통신장비시장의 이같은 큰 폭 성장에 따라 기술개발을 통한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동통신기술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도
단말기 하나를 팔때마다 5%이상의 높은 로열티를 부담하고 있다.

이들이 올해 상반기까지 원천기술보유사인 미국 퀄컴사에 지급한 돈만도
1억8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와함께 단말기의 핵심칩이 아직도 국내에서 개발되지 못해 사다 쓰고
있는 것 등이 국산 통신장비의 수출전략 상품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극복돼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