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복합불황이라고도 한다.

불황기엔 돈사정이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업들은 줄줄이 쓰러진다.

정리해고다, 명예퇴직이다 해서 감원바람도 거세다.

불황은 월급쟁이들에게도 예외일수 없다.

월급을 올려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다.

그런데도 장바구니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애써 허리띠를 졸라매 보지만 한껏 올라버린 아이들 교육비를 충당하기도
벅차다.

말그대로 불황이다 이런 불황기일수록 재테크가 더욱 절실하다.

어떻게 보면 지혜는 궁핍에 처할 때일수록 더욱 반짝이는지도 모른다.

우직하게 구두쇠처럼 저축하는게 최상이겠지만 저축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재테크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방법이다.

불황기 가계를 알뜰하게 꾸려가는 요령 십계명을 정리한다.

1계명 : 먼저 저축하고 다음에 소비하라 =절체절명의 명제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단 월급을 받으면 다른 지출은 생각하지 말고 30%를 뚝 떼어서 저축
하는게 현명하다.

말하자면 30%만큼 월급이 적다고 생각하면 쉽다.

처음이 어렵지만 일단 습관이 들면 의외로 쉬운 방법이다.

교회에 십일조를 내는셈 치면 좋다.

2계명 :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라 =어찌보면 신용카드는 필요악이다.

월급쟁이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불황기의 신용카드는 필요악을 넘어 독약이다.

당장 쓰기는 쉽지만 뒷감당하기는 어려운게 신용카드다.

우선 높은 이자율이 문제다.

신용카드사용 이자율은 최저 연 13%에서 최고 연 20%에 달한다.

요즘에는 또 신용카드 위조도 많아 여러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을수록
위험하다.

신용카드를 1개만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계명 : 수입범위에서 생활하라 =수입을 초과해 지출할 경우 적자를 내게
된다는 것은 상식경제학이다.

적자를 면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버는 만큼만 쓰라는 것.

그렇지 않고 오른 물가수준을 감안하지 않은채 호황기 습관대로 소비지출을
일삼다간 가계는 뿌리부터 휘청거리기 십상이다.

구체적으론 외식을 삼가고, 신형 자동차구입을 뒤로 미루며, 할부구입을
억제하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4계명 : 계란을 한바구니에 넣지 마라 =불황기에는 주식 부동산 예금금리
모두 상승세보다는 하락세를 타는게 기본이다.

이런때일수록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고전적인 방법처럼 주식과 부동산 금융자산에 각각 3분의 1씩 예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부동산과 주식경기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수익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운용구조를 다시 짜는게 현명하다.

5계명 : 절세상품을 노리자 =같은 금리라도 세금을 내느냐 내지 않느냐에
따라 투자수익률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보통 금융상품은 이자소득의 16.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예컨대 1천만원을 연 10%의 정기예금에 1년간 예치했다고 치자.

만기후 받는 이자는 1백만원.

그러나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83만5천원에 불과하다.

이에비해 비과세저축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똑같이 10%이자를 받더라도 실수령은 달라지게 된다.

비과세혜택 상품으론 <>재형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신탁
<>비과세가계저축(신탁) <>근로자주식저축 <>근로자우대저축 등이 있다.

일부상품은 연말정산때 세액공제혜택도 있다.

6계명 : 대출도 투자다 =적당한 규모의 대출은 수익을 낳는다.

무조건 자기자본으로 재산증식을 시도하는 것은 이제 고루한 사고방식이다.

경우에 따라선 과감히 은행돈을 이용할 필요도 있다.

은행에서 편리하게 대출받으려면 대출관련 상품에 미리 가입해 두는게 좋다.

대부분 은행상품은 실적에 따라 대출한도를 설정해 준다.

특히 1천만원 범위내에선 마이너스대출을 이용해 봄직하다.

은행에 신청하면 거래실적에 따라 대출한도를 정해준다.

이 범위내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썼다가 수시로 갚을수 있어 여러가지로
편리하다.

그러나 대출은 자기수입의 30%를 넘지 않아야 한다.

7계명 : 틈새엔 고금리가 있다 =고금리상품을 고르는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오래 맡기면 많은 이자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선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어졌다.

단 하루를 맡겨도 연 10~11%대의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특히 만기에 제한이 없어 일시적인 여유자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

이런 상품으로는 <>은행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상품) <>증권사
RP(환매채) <>종금사 CMA(어음관리계좌) <>투신사 SMMF(초단기 머니마켓펀드)
등이 있다.

8계명 : 주거래은행을 만들라 =불황기가 되면 은행들도 움츠러드는게
일반적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거래가 빈번한 고객을 우대한다.

예금금리도 많이 주지만 대출때도 우선적인 권리를 부여한다.

따라서 월급계좌가 있는 은행 한군데를 정해 모든 거래를 집중시켜 놓는게
좋다.

비록 잔액이 얼마 없더라도 거래실적이 많으면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특히 송금수수료나 수표발행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은행이
많아 주거래은행은 반드시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9계명 : 전자금융을 활용하라 =은행창구는 믿을 수 있긴 하지만 왠지
불편하다.

전화 PC 등 문명의 이기도 많은데 전화 한통화로, PC(개인용컴퓨터) 조작
으로 은행거래를 할 순 없을까.

가능하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은행에 가지 않고 은행거래를 할 수 있는 것중엔 PC를 통한 홈뱅킹과
전화를 통한 폰뱅킹이 대표적이다.

거래은행에 가서 이용신청을 하면 쉽게 할수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예금조회 계좌이체 송금등 입금을 제외한 모든 거래를
할수 있다.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텔레론"이라는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이용수수료도 은행창구에서보다 저렴하다.

10계명 : 주식투자도 해볼만하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호재는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불황기가 앞으로 6개월후면 끝나리라는 전망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주식투자도 고려할만하다.

그러나 섣부른 뇌동매매는 금물.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에 한해 우량종목중심으로 주식을 사두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단기차익에 매달리지 말고 느긋하게 저축한다는 생각아래 1년여동안 장기로
투자하면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