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종금사 등 금융계는 기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 금융시장 안정에
일단 도움을 줄 것이라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기아처리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그동안 심화되던 신용경색현상도
상당부분 완화돼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기아자동차에 대한 법정관리가 장기화될 경우 10조여원의 채권이
무수익자산으로 변해 수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 조속한 3자인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특히 정부가 기아사태에 대해 단안을 내린 만큼 기아여신에 대한
분류기준을 완화, 은행결산에도 도움을 줘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은행 ]]]

<>.기아그룹에 대한 법정관리가 확정되자 은행들은 과정이야 어쨌든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라는 반응.

은행들은 이제 기아처리에 대한 방침이 확정된이상 더 이상 다른 눈치를
보지 말고 처리방침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

관계자들은 기아처리방침 확정을 계기로 금융기관간 신뢰도 회복되고
금융시스템도 정상화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기아사태가 빨리 매듭지어져 금융시장 불안이나 대외
신인도 추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아자동차가 산업은행 자회사
형태의 공기업으로 전환되면 채권단의 추가자금지원도 한결 수월하게 된다"고
평가.

<>.은행들은 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기간을 최소화, 조속한 제3자 인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

한 관계자는 "기아자동차가 새 주인을 찾아야만 은행들의 조속한 채권회수
에도 도움이 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취지에도 부합하게 된다"며 "과정이야
어쨌든 신속한 제3자 인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

특히 공기업화하는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은행권의 추가자금지원에 문제가
없지만 3자매각 대상인 아시아자동차는 신속한 3자 인수 추진이 추가자금
지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

은행들은 결국 법정관리를 통해 기아그룹을 회생시키려면 추가 자금지원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대 대우 삼성과 같은 신뢰할 만한 "새 주인"이
빨리 선정되어야 한다고 강조.

<>.22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채권은행장 회의는 종전의 대표자회의와는 달리
40여분만에 서둘러 종결.

은행들은 이 자리에서 5개항의 합의문에 서명.

합의문은 <>산업은행을 대표로 해 10개 은행이 공동으로 법정관리를 신청
하고 <>재산보전처분결정후 즉시 적정규모의 필요자금을 지원하며 <>협력
업체의 기아진성어음에 대해 적극 할인해 준다는게 골자.

또 자금관리단도 파견키로 합의.

<>.회의가 끝난후 김영태 총재는 기아채권은행장으로선 처음으로 제3자
인수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김총재는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중에 있더라도 원매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팔겠다"고 천명.

김총재는 그러나 현재 이같은 경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부언, 김총재는 또 법정관리인으로 외부인을 선임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

[[[ 종합금융업계 ]]]

<>.종합금융사들은 "법정관리가 기아의 조기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
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인 감이 있으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22일 기아그룹에 대출해준 26개 종금사 대표들은 종금협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종금사들은 그러나 기아의 법정관리가 10년 이상 걸리는 과거의 법정관리
와는 달리 조기에 마무리 지어져야 이자를 못받고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는데
따른 금융권의 충격을 최소화 할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조왕하 동양종금 사장은 "기아사태로 생긴 심리적인 패닉(공황)을 해소
시키는데 좋을 것"라며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나 대외신용도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

조사장은 그러나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으로 기아자동차를 공기업화하는
것은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바람직 하지 않다"며 "빠른 시일내에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제3자 인수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김연조 중앙종금 사장도 "조속한 시일내에 제값 받고 기아자동차를 매각해
정상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라종금 심사부의 노재관이사 역시 "기아는 제3자 인수가 돼야 정상화된다"
며 "법정관리가 길어질 경우 기아에 대한 여신이 오랜기간 공식적인 부실채권
으로 잡혀 대외신용도 추락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종금업계는 기아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이자의 유예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근환 신한종금사장은 "원금유예는 해줄수 있으나 이자유예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아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자금지원은 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제부 금융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