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노동당비서는 20일 "김정일이 당총비서직을 공식 승계했다
하더라도 김정일 정권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은 만큼 정책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김정일의 권력승계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언론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 통치자는 보다 겸손한 자세로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길로 일대 방향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황씨는 김정일이 김일성사후 3년 3개월간 권력승계를 미룬데 대해 "권력
세습 승계라는 약점을 무마시키고 공식적인 법적 지위보다 신격화된 수령의
초법적 지위를 계승하는 것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씨는 특히 "김정일은 당규약과 세계가 공인하는 선거절차를 무시하고
총비서 추대를 선포,자기가 초법적이며 초국가적인 존재라는 것을 시위하려
했다"면서 "그는 세습적 권력승계를 신비화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고 북한주민들을 우롱,자기만족에 빠지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통치자들은 오늘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자유가 없고 인권이
유린된 일대 감옥으로 만든데 대해 응당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