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정일씨가 16~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542-5543)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정씨는 파리와 카셀, 베를린 등 프랑스와 독일 유수화랑에서의 개인전과
FIAC(파리국제미술견본시) 도쿄아트페어를 비롯한 세계적인 미술제 참가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혀가고 있는 젊은작가.

홍익대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뒤 90년 독일 카셀대학에서 수학한
정씨는 그동안 국내외를 오가며 30여회의 개인전을 개최, 역량을 인정받으며
유럽과 한국화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꿈속에서" "오래된 피아노" "푸른빛깔의 여인" "꿈꾸는 왕자" 등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 30여점은 모자와 촛불, 새의 날개 등 동화적인 소재들을
화려한 색채와 서투른 듯하면서도 간결한 선묘로 그려낸 것.

그의 실험적인 면모를 새롭게 보여줄 신작들은 특히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또하나의 산물인 아라베스크 첨탑형태와 새장모양의 오브제를
사용, 이전에 볼 수 없던 획기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

정씨가 사용한 소재와 오브제들은 하나같이 순진무구한 유아적 감수성을
유발하는 것들이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바쁜 일과에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린시절의 추억과 감수성을 소생시켜 줌으로써 일상의 긴장과 권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