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차위에서 악당과 싸우다가 "본부"를 외치면 이동전화가 자동으로
본부를 연결해줘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삼성전자).

자동차 운전중 "우리~집"하고 다정하게 말하면 집과 통화할 수 있다
(LG정보통신).

최근 TV에 자주 등장하는 이들 광고는 사람의 목소리와 정보통신 기기가
통합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음성으로 이동전화 컴퓨터 등의 각종 정보통신 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이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음성인식 기술은 최근들어 빠르게 발전, 손 대신 정보통신기기를
작동시키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기세이다.

현재 이동전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음성인식 기술은 목소리로
전화걸기.

손으로 다이얼할 필요 없이 이동전화에서 떨어져 말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이동전화 단말기에 30~40개의 단어를 음성으로 입력시키면 단말기가
입력된 단어의 음성을 식별하게 된다.

이 제품은 특히 자동차 운전중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운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동전화로 PC통신에 수신된 전자우편 내용을 검색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의 PC통신서비스인 네츠고는 이달부터 TTS(문자음성변환)기술을
활용한 전자우편 음성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기능은 PC통신에 전자우편(문자)이 수신될 경우 자동으로 수신자의
이동전화 단말기액정에 수신사실을 통보해 준다.

사용자는 단말기를 통해 PC통신을 접속, E-메일내용을 들을 수 있다.

PC통신의 채팅에도 TTS기술이 적용돼 시각장애인도 채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이텔이 제공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상대방이 키보드로 입력한 문자
대화를 시시각각 음성으로 전환, 들려주게 된다.

시각장애인은 음성을 듣고 키보드로 답변하면 된다.

TTS는 이밖에도 인터넷에 적용, 홈페이지의 문자정보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가 하면 워드프로그램상의 문자를 완벽하게 말로 바꿔준다.

음성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IBM은 최근 컴퓨터 명령어를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운영체계인
"OS2 워프"를 출시, 음성 PC시대를 열었다.

이 컴퓨터는 "엔터" "종료" 등의 음성 명령어를 완벽하게 인식, 자동으로
구동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소 소프트웨어(SW)업체인 범일정보통신이 음성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있는 SW를 벨기에로부터 도입, 한글화해 시판중이다.

음성은 정보통신기기와 인간을 동일체로 묶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음성인식기술의 발전과 함께 정보통신 업계에 CHI(컴퓨터 인간 통합,
Computer Humanbeing Integration)시장이 형성될 지도 모른다.

<한우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