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공사가 멀쩡한 당산철교의 철골구조물(트러스)에 고의로
26개의 구멍을 뚫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구멍을 뚫었던 시점은 철교 철거작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지난해
5월인 것으로 드러나 승객들은 지하철공사의 한심한 교량 관리상태를 믿고
지하철을 이용, 철교를 다녔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공사는 16일 당산철교의 철골 구조물에 생긴 균열의 확대를
막기 위한 보수조치인 "스톱홀(Stop Hole)"에 대한 조사결과 26개의 스톱홀이
균열이 발생치 않은 상태에서 뚫려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톱홀이란 강재에 발생한 균열의 끝지점에 지름 22mm 크기로 구멍을 뚫어
균열이 연장되거나 확대되지 않게 한 긴급 보수조치의 하나다.

지하철공사의 조사결과 당시 철교 파손실태 조사를 위해 파견된 감독직원은
공사 본사에 스톱홀의 숫자를 1천8백92개로 보고했으나 실제 구멍수를 파악한
결과 1천8백60개로 확인되자 32개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작년 5월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추가조사도중 발견한 균열 6개에 구멍을 뚫었고, 균열이
생기지도 않은 철골에 26개의 스톱홀을 일부러 뚫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