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전국제담당비서인 황장엽씨는 15일 "김일성은 지난 94년
남북간에 합의했던 정상회담을 통해 남한을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김정일은 전쟁만을 맹신, 남한을 분열해야 한다는 등 생각이 서로 달랐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안기부 국정감사에 참여한 국회 정보위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은 남한내 운동권 세력이 각계에 침투된 것으로 판단하고
남침시 호응세력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안기부측은 밝혔다.

황씨는 "북한경제의 전면적 파탄은 봉건전제주의적 개인독재에서 비롯
됐으며 지난 74년 김정일이 실권을 장악한 후 전쟁준비에 막대한 자금을
낭비한데서 현재의 경제난을 불렀다"며 "일반 공장 노동자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공장설비 기자재들을 시장에 몰래 팔고 있으며 군수공장
노동자들은 9~10개월씩 노임과 식량공급이 중단돼 절반 이상이 공장에 출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일의 난폭한 간섭과 통제때문에 총리를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이
경제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없게 됐으며 근로자들의 생산의욕은 떨어지고
허위보고와 부정행위가 더욱 만연돼 김일성 생존시도 경제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멀지않아 북한경제가 전면적으로 마비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황씨는 대북물자지원 문제에 대해 "식량 의약품 등 생활필수품은
도와줄 수 있으나 전략물자 등을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