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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경기 과연 바닥쳤나..이수희 <한국경제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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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래 경제활동에 있어 경제주체들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만큼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드물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팽배해지면 부동산가격이나 물가상승으로 이어졌던
    경험이 적지 않다.

    이같은 경험에 비추어 우리 경제주체들이 향후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짐으로써 실제로 경기호전을 보다 앞당기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반면에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망이나 기대는 심리적 위축효과를 가져올수
    있다.

    최근 우리경제가 이미 경기의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언론에 보도된바
    있다.

    통상 경기저점이나 정점의 확인은 기술적으로 상당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이루어질수 있다.

    예컨대 현재 우리가 알고자 하는 저점 직전의 경기정점이 언제였는지에
    관해서도 아직 확정된바 없다.

    따라서 현 경기국면, 특히 저점여부에 관한 판단은 어느 정도 주관적일수
    있다.

    경기의 저점통과 여부문제에 대한 판단 근거로는 다음 세가지 정도를
    열거할수 있다.

    즉 경기종합지수의 추이, 산업생산과 재고등 산업활동동향, 그리고
    수출증대에 따른 경기확산효과 등을 들수 있다.

    왜냐 하면 수요요인중 국내수요를 이루는 민간소비나 투자관련 지표들은
    아직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판단할수 없는 상태며, 이점에 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경제의 각 부문을 종합하는 여러개의 개별지표들을 취합함으로써
    작성되는 경기종합추이를 살펴보자.

    이 지표에 근거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이 6~7개월 계속된 후 경기저점이 출현했다는 과거의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경기선행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실제
    경기국면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에서 추세치를 제거한
    순환변동치의 경우 여전히 하락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에도 경기선행지수 상승이 수개월간 지속되었으나
    경기수축국면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둘째 산업활동동향으로 현재의 생산 출하및 재고 등 각종 동향및
    선행지표들은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재고동향은 경기전환점을 가늠하는데 일차적 관심사가 된다.

    경기변동중 재고변동은 가장 작고 기민한 추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과거
    경험을 통해 볼 때에도 재고조정기의 말기와 경기저점간의 상관관계는 높기
    때문이다.

    한때 20%에 달했던 재고증가율이 비교적 장기조정과정을 거쳐 5%수준까지
    떨어졌으니 이제 재고부담으로 인한 생산량조절(가동률조정)의 필요가
    없어지고 수요증가는 곧 산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무리는 아니다.

    8월중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나 산업생산 증가율보다 재고증가율이
    낮아졌으므로 현재의 재고부담이 지난해 이래 가장 가벼우리라고 판단할
    수있다.

    그러나 재고부담이 없어졌다거나 이제 적정재고를 위한 생산증대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90년을 기준(100)으로 한 생산지수는 8월현재 175인 반면 재고지수는
    200.1이다.

    그 격차만큼 기업들이 재고부담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도 상당한 재고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2.4분기 이후 급증하고 있는 물량기준 수출의 증가이다.

    8~9월중 수출물량은 전년동기에 비하여 30%이상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내수부문의 출하나 판매 등이 5%수준에 머물고 있음에 비추어 수출을
    경기선도부문으로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흔히 단가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수출증대에도 불구하고 국내경기확산
    으로의 연결이 원활치 않은 탓에 최근의 수출회복세가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른 측면에서도 설명할수 있다.

    즉 수출의 경기제고효과를 너무 과대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상품수출(이의 20%쯤 되는 용역수출이 따로 감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은 국내총생산의 30%에 달하지만 사실 직접 비교는 적당하지 않다.

    상품수출은 국내 제조업생산의 일부이며 96년의 경우 제조업생산액은
    국내총생산의 26%에 못미친다.

    즉 수출상품의 부가가치율이 30%미만임을 감안하면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이내일 것이다.

    수출증가로 인한 국내경기 제고효과는 추세적으로 볼 때 낮아지고 있으며
    그나마 지금처럼 수출단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여건에서는 파급효과가
    매우 제약될 수 밖에 없다.

    이상에서 본바와 같이 우리경제가 소위 경기저점을 이미 통과했다거나
    또는 괄목할만한 경기선도부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징표는
    아직 발견할수 없다.

    따라서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 심리적 위축감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 수는 있으나 그 보다는 냉정한 현실판단을 통해 합리적
    경제행위를 장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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