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시 근교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키르얏와이즈만과학공원.

작은 실리콘밸리(미)를 연상시키는 이 녹색공단의 중소기업들 틈에 "키르얏
와이즈만 기술인큐베이터"란 간판이 붙어 있다.

이 나라 벤처기업의 산실인 창업보육센터이다.

키르얏인큐베이터에서는 91년 설립이후 현재까지 20여개의 연구개발프로젝트
를 수행, 이중 9개 프로젝트를 수료했다.

전체 고용인원 80명중 65명이 러시아 등지에서 유입된 유태인들이고 전체의
20%가량이 57세이상 고령이다.

"모스크바 그루지아 등 구소련을 비롯한 곳곳에서 과학자 의학박사 등이
기술제안서를 보내왔지요.

5년반동안 총 7백40건을 접수해 이중 사업성이 보이는 20건을 채택했습니다.

20건중 14건을 뉴이미그런트(새이민자)들이 제안했을 정도로 유입자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슈무엘 예루살미 키르얏인큐베이터소장의 말이다.

키르얏과 같은 인큐베이터는 현재 이스라엘 전역에 26개가 산재해있다.

북부 레바논 국경에 인접한 최전방, 시리아와 인접한 골란고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및 네게브사막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분산돼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고려해 이렇게 배치한 것이다.

기술인큐베이터제도가 생겨난 것은 91년.

폭넓은 공업기술 개발로 경제적 독립을 실현한다는 목표아래 이스라엘
통산부 수석과학관실(OCS) 주도로 출범시켰다.

인큐베이터는 국가로부터 창업가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수행지원 권한을
위임받은 비영리독립 법인체이고 개별 R&D프로젝트는 독립 유한책임회사로
운영된다.

이 제도는 지금 이나라 하이테크산업 확대의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26개 인큐베이터에서 보육중인 R&D프로젝트는 모두 5백여개.

총 2천여명을 고용하고 있고 이중 80%가 해외에서 이민온 유태계 과학자
엔지니어들이다.

프로젝트는 인큐베이터 안팎의 전문가위원회로부터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것이지만 수행과정에서 실패하는 것도 적지않다.

"전체 프로젝트의 58% 정도가 성공했거나 성공적이고 나머지 42%는 실패해
정부예산을 날리고 만다"고 오르나 베리 통산부 수석과학관실실장은 설명
했다.

인큐베이터는 입주 R&D프로젝트에 대해 2년간 미화 30만달러 한도내에서
사업비의 85%까지 무이자 융자를 해준다.

이 자금은 국가예산의 일부.

이스라엘정부는 지난해 3천2백만달러를 인큐베이터에 지원했다.

프로젝트 성공시에는 매년 매출의 3%씩을 원금상환시까지 갚도록 하고 있고
실패시에는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사업비의 15%에 대해선 유태계단체 민간기부자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우수한 아이디어나 기술만 있으면 외부지원으로 개발 생산 마케팅까지
펼칠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의해 기술집약적 창업기업이 우량 벤처기업으로
성장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