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성과를 독점하려는 "테크노내셔널리즘"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의 특징이지요.

국가간 상호협력과 이를 통한 인류의 동반발전을 위해서는 기술독점이란
장벽을 허무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13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제기술협력 서울회의에 참석중인 라자부로 네쥬(49) OECD 과학기술산업
국장은 과학기술발전에 있어서의 국가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자국의 연구개발프로그램을 외국에
개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과학과 기술은 근본적으로 국제적인
것"이라며 각국이 수행중인 연구개발프로그램의 개방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과학기술발전과 관련,대학에서의 연구개발활동을 더욱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에서는 대학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대학은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연구역량을 갖고 있는 대학에서의 실질적인 연구활동이
활성화되어야 기술애로를 뚫고 발전할수 있는 길을 찾게될 겁니다"

그는 또 "한국에서의 연구개발활동은 대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며 중소기업의 연구역량을 증진하고 연구개발의 세계화를 더욱
강력히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구개발활동의 20대 대기업 집중도는 50%에 달해
미국의 30%나,일본의 36%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 연구개발활동의 세계화를 위해 각국이 개발.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보망을 하나로 묶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네트워크를 OECD차원에서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OECD사무국 산하의 15개 전문위원회중 과학기술, 산업, 정보통신
등 5개의 위원회를 관장하는 핵심인물로 일본 통산성 무역협상부 부국장을
역임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