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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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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의 발길이 법정의 문턱을 넘어설 수 없으며 여론이란 바람도 법정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13일 오전 서울지방법원 437호 법정에서 열린 김현철사건 1심선고공판.

    재판장인 손지열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읽어내려가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인사말"을 했다.

    손부장판사는 "이 재판을 정치와 관련해 보는 시각이 있으며 또 여론재판의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법정에 온 이상 사건은 사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로지 법관의 관점에서 법관의 양심에 따라 재판을 했다"고
    덧붙였다.

    잠시후에 나온 선고형량.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에게 징역 3년 벌금 14억4천만원,
    추징금 5억2천4백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지키지 못하고 기업인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고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만큼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세포탈죄를 첫 적용하는 "용기"도 보였다.

    이는 정치자금이란 명목으로 관행화되고 있는 각종 떡값을 처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판례.

    재판부는 김씨가 증여나 재산은닉에 대해 납세의무가 있음을 알고 있을
    처지인데도 이를 포탈했다며 조세포탈죄를 적용했다.

    이 부문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 차갑고 여론의 호응을 얻은 것은 이번
    판결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론과 정치권의 눈치를 봤다는 혹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조세포탈혐의는 징역 5년이상 또는 무기징역이지만
    김씨에겐 징역 3년이 선고된 때문이다.

    법원은 이 죄의 첫 적용이란 점을 고려, 무거운 처벌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러한 양형으로 법원이 "이중잣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릇된 정치관행 청산이라는 ''사법부의 의지''는 크게 퇴색된
    셈이다.

    남궁덕 < 사회1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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